'배터리 아저씨' 떠난 금양, 몽골 리튬광산 개발 '눈길'
발포제 생산 기업, 이차전지 사업 매출 확대 '엇갈린 시각'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9일 16시 2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양과 몽라 직원들이 몽골 엘스테이 광산 갱도 앞에서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금양 제공


[딜사이트 한경석 기자] 코스피 기업 금양의 몽골 리튬 광산 개발 업무협약(MOU) 발표를 두고 엇갈린 시각이 나온다. 이차전지 업계에선 광산 개발 사업 고유 특성상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다며 금양의 발표를 회의적으로 전망하면서도 공정 공시 여부를 고려하면 향후 진행 상황을 지켜볼 필요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금양은 이차전지 관련 사업의 일환으로 몽골의 리튬 광산 개발을 위한 MOU를 지난 10일 체결했다. 이후 외부기관 평가 등을 거쳐 내달 내로 지분 인수 본 계약 체결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금양은 해당 공시를 통해 "밸류체인 조기 구축을 통해 이차전지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며 "이를 통해 기업가치와 주주 가치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몽골 광산 개발 소식에 금양 주가는 11일 하루 만에 18% 상승 폭을 보인 뒤 12일부터 하락해 18일 종가 5만4000원에 유가증권시장에서 거래됐다. 지난 10일 기록한 52주 최고가 대비 42% 하락한 수준이다. 


◆올 1Q 이차전지 매출 '無'…2배 뛴 예상 매출, 실현 가능성은?


MOU는 사업에 대한 구속성을 지니지 않는다. 실제로 유야무야 되는 사례가 적잖고 사업 자체가 폐기되는 경우도 많다. 금양의 이번 MOU도 형식적 계약일 뿐 이후 타당성 조사, 개발 허가 취득 등 이차전지 사업을 통한 수익성으로 연결하기 위해선 상당한 시일이 걸린다. 금양의 발표가 MOU에 그친다는 점이 주가 되돌림의 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금양은 본계약이 체결될 경우 6000만달러(약 802억원)를 투자해 몽골 광산 개발사 몬라(Monlaa)의 지분 60%를 인수할 예정이다. 또한, "설비 재정비 후 텅스텐 등 허가받은 광산 채굴을 연내에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또한 리튬에 대해 "타당성 조사 후 개발 허가를 얻어 2024년 초부터 채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양이 공시한 2024~2026년 매출 예상액은 ▲4024억4000만원 ▲4680억6200만원 ▲4680억6200만원 등이다. 같은 기간 예상 영업이익은 ▲1609억 7600만원 ▲1872억2500만원 ▲1872억2500만원이다. 지난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최근 5년간 금양의 매출이 많아야 2000억원 초반대, 영업이익은 100억원 내외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환골탈태' 수준의 수익성을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선 금양이 구체적으로 내놓은 3개년 예상 실적에 주목하고 있다. 모 상장사의 공시 담당자는 금양이 100만원 단위로 예상 매출을 추산한 것과 관련 "실제로는 원 단위까지 구체적인 금액이 추산됐기에 100만원 단위로 공시가 이뤄졌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즉 "기업 재무 담당자가 구체적인 예상 실적을 전달한 뒤 이를 공시하는 과정에서 100만원 단위의 예상 실적을 발표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금양이 이차전지 업체로 시장에서 부각되며 급격한 주가상승을 이룬 것에 비해 실제 수익창출 면에서는 이차전지 기업의 정체성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에 실제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예상치대로 불어날지에 대한 의구심이 팽배한 상황이다. 


실제로 지금까지 발포제 생산 사업을 중심으로 매출을 창출했을 뿐 이차전지 매출은 전무하다. 금양의 올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375억 3300만원, 영업손실 8억 5800만원으로 매출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31% 줄었고 적자 전환했다.



◆인동첨단소재, 리튬 광산 개발 불신 키워…"주가 부양용"vs"사업 자신감"


인동첨단소재가 볼리비아에서 리튬 조광권을 취득했다고 허위 발표한 점도 금양의 이차전지 사업 편승과 관련해 의구심을 더하는 요소라는 지적이다.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장외주식시장(K-OTC)에서 거래된 인동첨단소재는 이차전지 테마주로 꼽혀 주가가 급등했다. 하지만 경영진의 사기 행각이 발각돼 주가는 폭락했고 투자자들의 피해로 이어진 바 있다. 


금양이 인동첨단소재와 같다고 할 순 없지만 이러한 전례가 시장에선 불안요소로 받아들여 지고 있다. 금양 관계자는 "(몽골 광산 개발 관련)구체적인 계약 진행 상황에 대해선 알려드릴 의무가 없다"며 선을 그었다.


이차전지 소재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광산 개발, 자원 개발 등은 "본래 가능성이 낮은 사업"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리튬이나 유전 개발 등 모든 게 탐사 가능성을 보고 진행하는 것"이라며 "광산 개발을 이해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사업성을 평가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광산 개발 가치를 파악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투자하는 경우가 많고 홍보 과정에 있어 과장도 있을 것"이라며 "해당 사업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투자자가 많을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일각에선 금양이 장래 사업에 대해 공정공시를 한 점을 들어 "사업에 대한 자신감"이라는 견해도 있다. 모 상장사의 한 IR 담당 임원은 "광산 개발을 주제로 한 MOU 발표는 주가 부양 목적이 크다"면서도 "MOU 보도자료만 섣불리 냈다면 의심이 가지만, 회사 내부에서 사업 가능성을 높게 판단해 공정공시를 한 부분은 일부 신뢰도 가는 점이라 향후 사업 진행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지난 16일 금양을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하고 벌점 8.5점과 함께 제재금 8500만 원도 부과했다. 개인투자자 사이에서 '배터리 아저씨'로 불리며 인기를 얻은 박순혁 전 홍보 이사가 자사주 매각 사실을 공시 전 유튜브에서 누설하면서 이같은 제재를 받았다. 박 전 이사는 이같은 조치를 하루 앞둔 지난 15일 회사에 사의를 표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