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벤처투자 신임 대표 선임, 9월로 미뤄지나
대형 정부기관장 인사에 밀려…작년 성과급 지급, 동반 지연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6일 09시 1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호연, 한은비 기자] 모태펀드 운용사 한국벤처투자의 신임 대표 선임이 오는 9월까지 미뤄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 4월 총선을 치른 뒤 채용 공고 등이 올라올 것이란 기대와 달리 후보군 확보 및 절차 진행이 더딘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


16일 벤처케피탈(VC) 업계에 따르면 한국벤처투자 홈페이지에 올라온 채용공고는 지난 3월 26일 올라온 '2024년 상반기(신입직, 공무직, 전문계약직, 청년인턴(장애인)) 채용 공고'가 마지막이다. 유웅환 한국벤처투자 전 대표가 지난해 11월 사임한 뒤 6개월째 자리가 비어있는 것이다.


규정에 따르면 한국벤처투자 대표직은 전임자 사임 후 1개월 이내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어 후보군을 추려야 한다. 하지만 유 전 대표 사임 후 임추위는 열리지 않았고 신상한 부대표가 한국벤처투자 초대 부대표로 선임되며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신 부대표는 고려대학교 졸업 후 영화 분야에서 오랜 기간 활동한 문화계 인사다. 2011년 영화 제작사 SH필름을 설립하고 다양한 영화의 제작과 투자·배급을 담당했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한국벤처투자 상근전문위원으로 활동하며 모태펀드 콘텐츠 계정 출자의 관리·감독을 지원했다.


문화사업 관련 출자의 관리·감독 업무를 보조한 경험이 있지만 전반적인 투자 총괄은 어렵다는 평가가 있다. 내부 규정에도 부대표의 투자심의 등 출자사업 관련 결정권이 명시돼 있지 않아 실질적인 최고투자책임자(CIO) 업무는 윤효환 본부장이 맡고 있다.


유웅환 한국벤처투자 대표가 취임 1주년을 맞아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소회를 밝히고 있다. (사진=최양해 기자)

유 전 대표의 사임 이유는 그가 중소벤처기업부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냈기 때문이라고 전해진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해 3월 '한국벤처투자 및 벤처투자모태조합 관리규정'을 개정했다. 관리규정 중 제8조 '출자심의회의 설치·운영' 부분에서 기존에 한국벤처투자 대표가 맡았던 모태펀드 출자심의회 의장을 주관 부서의 부서장급으로 변경했다. 출자심의회 의원 구성 역시 회사 대표를 제외한 7명 이내로 개정했다. 회사의 핵심 직무에서 대표를 완전 배제한 이례적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 전 대표가 평소에 중소벤처기업부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내 왔다"며 "'회사가 중소벤처기업부가 아닌 기획재정부의 관리감독을 받아야 한다' 등 자극적인 발언을 이어오자 중소벤처기업부가 조치를 취했고, 이에 유 전 대표 역시 사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총선 직후 신임 대표 선임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현재 정부부처 산하 유관기관 및 공공기업 중 수장이 공석인 곳이 90여곳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정부부처 산하 기관장 선임을 각 기관의 규모 순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앞선 순서의 기관장 선임이 마무리되지 않았다"며 "한국벤처투자 신임 대표 선임 역시 오는 8~9월쯤은 돼야 선임 작업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