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Vs 이마트, 첫 골든크로스
1분기 쿠팡 매출 7조4천억…이마트 2600억 앞질러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1일 18시 2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범석 쿠팡 창업주. (제공=쿠팡)


[딜사이트 유범종 기자] 쿠팡이 끝내 전통의 유통강자인 이마트마저 넘어섰다. 올해 1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하며 이마트를 규모에서 앞지른 것. 시장에선 이마트가 최근 미래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간 사이 쿠팡이 적극적인 물류인프라 확충과 활성고객 유입 전략으로 치열한 샅바싸움에서 우위를 점한 것으로 보고 있다.


쿠팡Inc(쿠팡)는 올해 1분기 7조3990억원(분기환율 적용)의 매출을 달성했다. 2021년 3월 미국 뉴욕 증시(NYSE) 상장 이후 발표하기 시작한 분기매출 가운데 최대 금액이다. 반면 이마트는 1분기 연결 매출액 7조1354억원으로 쿠팡 매출에 2636억원이나 뒤지며 역대 처음으로 추월을 허용했다.


일각에선 양사의 매출 역전이 사실상 예견됐었단 반응이 나온다. 작년 3분기까지 8000억원 안팎의 큰 차이를 보이던 양사의 매출이 작년 4분기 2000억원대 수준까지 급격히 격차를 줄였기 때문이다. 아울러 지난달 딜로이트 그룹이 발표한 '글로벌 유통업 강자 2023' 보고서에도 쿠팡은 전년 대비 24계단이나 상승한 74위에 이름을 올리며 이마트(60위)를 바짝 추격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양사의 순위 차(이마트 57위, 쿠팡 98위)는 41계단이었다.


이마트와 쿠팡 매출 변동 추이. (출처=쿠팡, 금융감독원 공시)

쿠팡이 이처럼 고속성장에 나설 수 있는 것은 그간 과감한 투자로 다져온 규모의 경제 덕분으로 분석된다. 이 회사는 2014년 로켓배송 도입 이후 전국 30개 지역 물류에 총 6조원 이상의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이를 통해 전국구 물류인프라를 구축하면서 고객 유입이 늘고 물류 효율을 크게 높이며 성장에 날개를 달았다.


나아가 쿠팡이 활성고객 유입을 늘리기 위해 취한 유료 멤버십 도입도 적중했다. 이 회사의 '와우' 멤버십은 작년 말 기준 1100만명으로 전년(900만명)보다 200만명이나 늘었다. 고객 1인당 연간 매출도 한화기준 40만원(294달러)으로 2021년보다 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이러한 탄탄한 고객층 확보는 매출 신장으로 이어진 셈이다.


시장 한 관계자도 "쿠팡의 경우 규모의 경제가 본격 가동되며 이제는 추가비용 없이도 매출 성장이 가능한 구조를 구축했다"며 "특별한 이슈가 없는 한 당분간 고속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반면 이마트는 최근 미래경쟁력 확보를 위한 체질개선에 나서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기존 오프라인 매장에 대한 활용 다각화와 온라인사업 정착을 위해서다. 실제 올해 1분기에도 이마트 인천 연수점과 일산 킨텍스점에 대한 대대적인 리뉴얼 작업으로 매출 공백이 불가피했다. 결국 본체인 할인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한 3조169억원에 그쳤다.


온라인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양대 축인 SSG닷컴과 G마켓이 아직까지 시너지를 내지 못하고 있는 부분도 매출 정체의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실제 이마트는 2021년 G마켓 인수 후 통합작업(PMI)이 한창이지만 아직까지 일부 서비스를 제외하고는 이원화 된 운영체제가 유지되고 있다. 이에 올해 1분기 매출도 SSG닷컴은 전년 동기 대비 0.9% 줄어든 4213억원, G마켓은 4.2% 감소한 3031억원에 그쳤다.


한편 쿠팡은 추가적인 투자를 통해 수도권뿐 아니라 전국 어디서나 배송시간과 취급상품 가짓수를 같게 하는 일명 '쿠세권'이라 불리는 독보적인 물류시스템을 갖추겠다는 중장기 목표를 수립했다. 대표적으로 쿠팡은 올해 2월 무인운반로봇(AGV)과 소팅봇(sorting bot) 등 1000여대 이상의 로봇을 운영하는 대구 풀필먼트센터를 공개하기도 했다. 대구 풀필먼트센터는 향후 대구와 남부권을 아우르는 거점과 함께 전국 물류센터에 '혁신 DNA'를 전파하는 혁신기지로 활용할 예정이다. 나아가 내년까지 광주광역시와 대전 등에도 추가 물류센터 준공을 계획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마트가 쿠팡에 더 이상 뒤쳐지지 않기 위해선 그룹 계열사를 적극 활용해 상품 공동개발에 나서는 등 오프라인 협업을 강화하고 온라인 사업에서도 성장을 가속화하는데 집중해야 한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한 관계자는 "국내 유통시장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구분이 더 이상 무의미해진 만큼 누가 더 좋은 상품과 물류인프라를 구축해 충성고객을 확보하는지가 향후 성패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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