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솜이 기자] DN오토모티브가 감사위원회를 필두로 주요 의사 결정기구 신설 작업에 착수해 눈길을 끈다. 그동안 기업 가치의 척도로 통하는 ESG 평가에서 '취약' 등급을 받는 등 고전했던 만큼 경영 투명성 제고에 나서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 감사위·사추위 등 주요 기구 신설 밑그림…'취약' ESG등급 개선 과제
21일 업계에 따르면 DN오토모티브는 이사회 산하 위원회 신설을 위한 정관 변경을 추진한다. 경영위원회·감사위원회·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ESG위원회 등의 설치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경영위원회는 이사회가 위임한 사안을 심의·의결하는 기구다. 감사위원회에서는 사외이사를 중심으로 기업 재무 및 내부 회계관리 실태를 감시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경우 주주총회에서 선임할 사외이사 후보를 이사회에 추천해주는 기능을 수행한다. ESG위원회는 기업 ESG 리스크 및 성과를 관리하는데 초점을 둔다.
이 중 감사위와 사추위는 자산총계가 별도 재무제표 기준 2조원이 넘는 기업이라면 의무로 설치해야 한다. 이는 상법 제542조에 근거하며 주주 및 투자자들을 보호하고 대규모 상장 기업의 책임 경영을 유도하기 위한 법적 요구사항에 해당한다.
DN오토모티브는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2명으로 구성된 5인 이사회 체제를 가동 중이다. 사내이사 겸 이사회 의장은 김상헌 DN그룹 회장이 맡고 있으며 김인환 DN오토모티브 대표이사와 박길준 전무가 사내이사로 참여한다. 사외이사로는 송호근 한림대학교 석좌교수, 금융감독원 회계조사국장 출신 이기영 이사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DN오토모티브가 이사회 정비에 팔을 걷어붙이면서 지배구조 개선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실제 DN오토모티브는 한국ESG기준원이 발표한 '2024년 ESG 평가'에서 지배구조를 비롯해 환경·사회 전 부문에서 '취약'을 의미하는 C등급을 받아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 자산총계 1조원대 감소 '최적 시점(?)'…"부채 상환 영향"
최근 DN오토모티브의 자산총계 변동을 두고 '절묘한 타이밍'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DN오토모티브는 지난 3분기까지만 해도 별도 기준 자산총계가(2조628억원) 2조원을 넘어섰는데 지난해 말 다시 1조원대(1조9078억원)로 내려왔다. 자산총계 2조원 미만이 되면서 당장 감사위 설치 등 상법상 의무 규정을 피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자산총계 변화에는 부채 감소가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말 별도 기준 부채총계는 6411억원으로 지난 3분기 말 대비 21% 줄었다. 특히 유동성사채(450억원)가 1년 전보다 72% 줄어 두드러지는 감소폭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 현금 및 현금성 자산(115억원)도 70% 급감했는데 DN오토모티브가 보유 현금 자산을 활용해 부채 상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024년 말 별도,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각각 51%, 131%를 기록했다.
DN오토모티브 관계자는 "채권 회수와 차입금 상환 등으로 지난해 말 별도 자산총계가 3분기 대비 줄었다"며 "이번 정관 변경은 이사회 내 위원회 설치 근거를 만들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 자산총계가 2조원을 넘지 않아 올해는 사외이사 과반수 선임 등 의무 규정에 해당하는 부분이 없어 이와 관련한 특별한 계획은 없다"고 부연했다.
한편 DN오토모티브는 1971년에 설립된 기업으로 옛 동아타이어공업에 뿌리를 두고 있다. 자동차용 방진부품·축전지 제조 사업을 주력으로 영위한다. 방진 부품의 경우 GM(지엠)·스텔란티스 등 글로벌 완성차 메이커들을 대상으로 공급 중이다. 2022년 1월에는 DN솔루션즈(옛 두산공작기계)를 인수해 공작기계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혔으며 이듬해 1월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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