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 앞둔 우리금융 포트폴리오'중기대출 집중' 우리은행, 내실성장 기대감↑
[딜사이트 주명호 기자] 우리금융그룹 도약의 첫걸음인 비은행부문 포트폴리오 완성이 가까워지면서 우리은행의 역할도 한층 중요해졌다. 비은행부문 계열사 강화뿐만 아니라 구심점인 우리은행의 안정적 성장 역시 필수요건이 될 수밖에 없어서다. 은행 중심의 고객 확대를 통해 계열사 전반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기반 마련은 이전보다 더 중요해졌다.
우리은행의 최근 실적은 4대 시중은행 중에서도 주목할 만한 흐름을 보여왔다. 규모 면에서는 다른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에 다소 밀리지만 성장세는 꾸준하다. 부당대출 사태로 흔들렸던 지난해의 경우에도 실적은 반등에 성공하며 3조원대에 안착했다.
올해의 경우 내부통제 강화에 기본 방점이 찍힌 만큼 공격적인 성장보다는 안정적인 수익성 개선을 목표로 잡고 있다. 특히 우리은행의 강점 중 하나인 중소기업 대출 부문에서 유의미한 성장이 기대된다. 정진완 행장의 뒤를 이어 중기대출 사업의 지휘봉을 잡은 배연수 부행장(기업그룹장)의 역할에도 관심이 쏠린다.

2일 우리금융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은행의 당기순이익은 3조390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시기 발표된 4대 시중은행 중에서는 가장 부진한 성적표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3조695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리딩뱅크 지위를 탈환했다.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각각 3조2518억원, 3조3564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다만 최근 5년간 연간 실적을 살펴보면 우리은행의 순이익 규모는 점진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2020년 1조3630억원이던 순이익은 ▲2021년 2조3760억원 ▲2022년 2조8920억원 ▲2023년 2조506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의 경우도 증가율만 놓고 보면 4대 은행 중 가장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우리은행의 지난해 순이익 증가율은 21.3%로 신한은행(20.5%)을 앞질렀다.
전반적으로 중소기업대출의 비중을 안정적으로 확대한 것이 실적 순항의 밑거름으로 분석된다. 우리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액은 ▲2020년 95조8250억원 ▲2021년 110조3840억원 ▲2022년 121조380억원 ▲2023년 125조2350억원 ▲2024년 133조4360억원으로 매년 성장 흐름을 보였다. 전체 대출 포트폴리오 중 중소기업 대출 비중은 2022년부터 줄곧 40%대를 유지하고 있다.
중소기업 대출은 대기업에 비해 건별 규모가 작은 대신 마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대신 그만큼 차주에 대한 리스크 관리도 더 높은 수준으로 요구된다. 중소기업 대출 사업 실적이 좋다는 것은 그만큼 영업과 리스크 두 측면 모두 효율적으로 관리했다는 의미가 될 수 있다.

정진완 행장 역시 우리은행 내에서 대표적인 중소기업 영업 전문가로 꼽힌다. 중소기업전략부, 본점영업부, 중소기업그룹 등을 거치며 중소·중견기업을 전반적으로 담당해왔다. 금융권 관계자는 "영업과 리스크 사이의 균형감을 정확히 볼 수 있는 인물"이라며 "실제 리스크쪽 업무도 경험해 전반적인 기업금융 업무에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올해 역시 중소기업 대출 확대를 실적 성장의 한축으로 두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비이자이익부문의 기여도가 높았던 만큼 올해는 중소기업 대출을 좀 더 안정적으로 확장해 이자이익부문을 개선시키겠다는 셈법이다. 특히 정부 차원에서 집중 육성에 나서는 업종을 중심으로 대출 지원을 강화하는 영업 전략을 세웠다.
중소기업 특화채널인 비즈프라임센터 확대 역시 이같은 사업 전략의 일환으로 꼽힌다. 비즈프라임센터는 주요 산업단지 내 중견·중소기업에 대한 원스톱 종합금융서비스 제공이 주목적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서울디지털국가산업단지와 판교 등에 비즈프라임센터를 개설한데 이어 올해도 화성, 평택, 도곡 지역에도 추가 설립을 추진해 중기 고객을 확장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올해 새롭게 기업그룹을 이끌게 된 배연수 부행장의 역할도 그만큼 막중해졌다는 관측이다. 배 부행장은 정 행장보다 2살 어린 1970년생으로 경력 대부분을 영업부서에서 보낸 차세대 영업통으로 평가된다. 서초영업본부, 영업지원부 등 영업 일선과 후선을 모두 경험한 그는 중소기업전략부, 토평지점장, 중소기업고객부 등을 거쳐 지난해 중앙영업본부 영업본부장을 맡았다. 이후 1년 만에 부행장으로 승진해 올해부터 기업영업 전반을 총괄하는 중책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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