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테오젠, 생산 내재화 '골몰'…오리온과 손잡나
수익성 극대화 전략…3000억 규모 JV 설립 가능성 부각
알테오젠 본사 전경(제공=알테오젠)


[딜사이트 최광석 기자] 알테오젠이 생산시설 내재화를 위한 방안에 골몰하고 있다. 기술이전 계약들의 성과가 가시화되자 생산시설 확보를 통해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신규 생산공장 설립 등의 목적으로 이달 1550억원 규모의 유증증자를 단행한 데 이어 추가적인 자금 확보를 위해 국내 대기업과 조인트 벤처(JV)를 설립할 것이라는 관측도 시장에서 나오고 있다. 


알테오젠은 이달 19일 1550억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 결과를 공시했다. 앞서 알테오젠은 4일 이사회를 열고 RCPS 발행을 통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유증)로 1550억원을 조달하기로 의결했다.


회사는 이번 유증에서 통해 조달한 자금을 신규 생산공장 건설 및 본사 이전 등에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회사가 생산시설 내재화를 적극 검토하고 있는 이유는 앞서 다국적 제약사들과 맺은 기술이전(라이선스 아웃) 계약의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머크(MSD)는 올 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2025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MHC)에서 연내 미국에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SC'를 출시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머크와 알테오젠은 앞서 2020년 6월 'ALT-B4(재조합 히알루로니다제)'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두 회사가 체결한 기술이전 계약 규모는 총 6조원에 달한다.


또 일본 다이이찌산쿄의 경우 알테오젠 기술을 바탕으로 항체-약물접합체(ADC) 항암제인 유방암 치료제 '엔허투 SC'를 개발 중이다. 해당 기술이전 계약은 지난해 11월 체결됐으며 4197억원 규모다. 다이이찌산쿄는 향후 엔허투 이외의 물질도 SC로 전환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재 알테오젠의 히알루로니다제는 위탁생산(CMO)방식을 통해 생산 중이다. 추가적인 기술이전 계약이 이뤄지거나 기존 거래처와의 계약 규모가 늘어날 경우 생산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시장 분석이다. 또 수익성 측면에서도 CMO보다는 자체 생산이 유리하다는 계산이다. 


다만 알테오젠이 유증으로 1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확보하고 추후 단계적 기술료(마일스톤) 유입 등이 이뤄진다 해도 홀로 대규모 생산시설을 짓는 건 무리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이에 다른 기업과의 협업 가능성이 제기됐고 오리온이 물망에 올랐다. 2023년 오리온은 약 7000억원에 알테오젠 경영권 인수를 추진했지만 결국 무산됐다. 이후 오리온은 항체-약물접합체(ADC) 전문기업 레고켐바이오(현재 리가켐바이오)를 인수했다. 


알테오젠과 오리온의 협업 방식에 대해서는 JV 설립이 거론되고 있다. JV 설립이 현실화될 경우 알테오젠 입장에서는 단독으로 진행했을 때보다 생산능력을 키울 수 있고 투자에 대한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두 회사가 비슷한 금액을 투자한다고 가정했을 때 총 3000억원 규모가 유력하다는 시장의 관측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알테오젠과 JV 설립에 대해) 확인할 수 없다"고 짧게 답했다. 


알테오젠 관계자 역시 "생산라인 내재화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건 맞다"면서도 "단독으로 할지 JV로 할지 정해진 내용은 없고 향후 확정되면 공시 등을 통해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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