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셋+]
KCC그룹
자산 13조, 주식 따라 '실적 널뛰기'
①투자자산 3조→2.2조원 감소…순이익 '마이너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05일 06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권녕찬 기자] KCC그룹은 고 정상영 회장이 키운 범현대가 기업집단으로, 국내 건자재업체로 출발해 글로벌 응용소재화학기업으로 성장했다. ▲건자재, 도료(페인트) 사업을 하는 KCC를 주축으로 ▲KCC글라스(유리, 바닥재) ▲KCC건설 ▲세계 3대 실리콘 기업인 모멘티브퍼포먼스머티리얼스(모멘티브)가 그룹의 핵심 축으로 활약하고 있다.


고 정주영 회장의 막내동생 고 정상영 회장의 아들 삼형제가 이들 핵심 회사를 각각 맡고 있다. 장남인 정몽진(62) KCC 회장이 그룹을 전반적으로 이끌고 있으며, 차남인 정몽익(60) KCC글라스 회장과 정몽열(58) KCC건설 회장이 각각의 영역을 이끌고 있다. 고 정상영 회장은 불도저 같은 성격과 추진력을 가진 성품으로 유명한데, 삼형제들 중에선 막내 정몽열 회장이 아버지 성격을 가장 많이 닮은 걸로 알려진다.  


KCC그룹은 지난해 기준 재계순위 37위, 공정자산 총액 12조6320억원으로 국내 1위 자재 전문그룹으로 명성을 날리고 있다. 도료, 건자재, 실리콘 사업부문 모두 국내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다만 KCC가 보유한 주식 규모가 조단위에 달해 이 주식 평가가치에 따라 '실적 널뛰기' 현상을 보이는 특징이 있다. '한국의 워런버핏' 정몽진 KCC회장의 남다른 주식투자의 이면이다.


◆2019년 초대형 M&A로 글로벌 '우뚝'


KCC그룹은 1958년 고 정상영 회장이 직원 7명을 데리고 만든 금강스레트공업이 모태다. 당시 22살 나이로 땀 흘리며 슬레이트(지붕·천장 등에 쓰는 얇은 돌판)를 찍어내던 대학생 사장이 그룹의 출발점이다.


정 회장은 이후 건자재 중심으로 1965년 건설업에 진출했고 1974년 고려화학을 세워 도료 사업에도 진출했다. 2년 뒤인 1976년에는 금강으로 상호를 변경해 사세를 키웠으며 2000년 고려화학을 흡수합병하면서 금강고려화학으로 이름을 바꿨다. 2005년 금강고려화학에서 영문 글자를 따 현재의 KCC가 출범했다. 


2019년 세계적인 실리콘 기업 모멘티브 M&A를 성사시키면서 고부가가치로 평가받는 실리콘시장에도 진출했다. 당시 인수가가 30억 달러(약 3조6000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빅딜이었다. 모멘티브의 실리콘 부문은 현재 KCC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핵심 사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 2021년 정상영 회장이 작고한 이후 KCC그룹은 삼형제 체제로 본격 돌입했다. 삼형제 중 첫째인 정몽진 회장이 그룹 주축인 KCC를 이끌면서 그룹을 장악하고 있다. 1960년생인 정몽진 회장은 용산고와 고려대 경영학과, 조지워싱턴대 MBA(경영학 석사) 출신이다. 


그는 미국 유학 이후 1991년 고려화학 이사로 경영에 본격 참여했다. 정 회장은 영어는 물론이고 중국어, 일본어, 러시아어까지 5개 국어가 구사 가능한 수재라는 평가를 받는다. 과거부터 통역이 필요 없을 정도로 비즈니스 영어는 그룹 안에서 따라올 자가 없다는 평가가 잇따랐다.


정 회장은 주식 투자를 잘하는 것으로도 알려진다. 2003년 당시 2560억원 상당의 단순 수익증권을 매도해 현대중공업, 현대자동차 등 범현대 계열사 지분을 매입하며 투자 고수로 이름을 날렸다. 이러한 영향으로 KCC는 지난해 말 기준 2조2000억원에 달하는 투자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주식 가치에 따라 실적 변동성 높아


지난해 KCC의 총자산은 13조1184억원이다. 이 중 20%에 달하는 2조2078억원이 지분증권이다. 보유 지분 가운데 삼성물산 주식 비중이 압도적이다. 삼성물산 장부가는 지난해 총 지분자산 가운데 87.3%를 차지했다. KCC는 삼성물산 지분 9.1%(1700만주)를 보유 중이다. 삼성물산 이외에도 한국조선해양, HDC현대산업개발 등 계열사가 아닌 다수의 상장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투자자산 규모가 크다 보니 주식 가치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크게 나타난다. 주식 활황이던 2020년 KCC가 보유한 투자자산은 2조9756억원에 달했고 그 해 당기순이익은 5608억원을 기록했다. 당시 순금융손익이 3146억원을 기록한 영향이 컸다. 하지만 2021년 투자자산 규모는 2조5896억원으로 감소했고 그 해 당기순이익은 -531억원을 기록했다. 당시 순금융손익은 -3731억원에 달했다. 


2020년 3조원에 달하던 투자자산 규모는 지난해 2조2078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순이익은 286억원에 그쳤고 -3031억원을 기록한 순금융손익 평가가 영향을 미쳤다. 매도가능증권으로 분류하는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은 보유 상태에서 발생한 평가손익도 당기손익에 반영한다.


투자자산 규모가 크다는 점은 유동성 공급이 필요할 때 장내매도나 담보대출을 통해 현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아무리 본업을 잘해도 주식가치에 따라 실적이 마이너스가 될 수 있는 악재도 늘 갖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2조원이 넘는 매도가능자산으로 중기적으로 우수한 재무융통성은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주식평가에 따라 실적이 요동치는 재무구조를 갖고 있는데 특히 시장이 안 좋을 때는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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