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안되는 회사 솎아낸 FNC엔터, 男아이돌 '집중'
걸그룹 레이블 'FNC W' 등 본체로 흡수합병...7인조 보이그룹 '앰퍼샌드원' 최근 데뷔
이 기사는 2024년 01월 09일 16시 0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8인조 남성그룹 'SF9'. 사진=FNC엔터


[딜사이트 김태호 기자] 코스닥 상장사인 FNC엔터테인먼트(이하 FNC엔터)가 여성그룹 전문 레이블인 'FNC W'를 흡수합병했다. 최근 7인조 남성그룹인 '앰퍼샌드원'이 데뷔한 상황에서 자회사 정리를 통해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이를 통해 주력 사업에 한층 집중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FNC엔터는 지난 3일 'FNC W'와 'FNC아카데미'를 흡수합병했다. 두 회사는 FNC엔터가 지분 100%를 보유한 완전자회사로 합병비율은 1대 0으로 산정됐다. 신주 발행 없이 모회사가 자회사를 산하 부서 형태 등으로 흡수하는 구조다.


두 회사는 흡수합병 직전까지 자본잠식 상태였다. FNC W는 지난 2021년 2월 자본금 120억원으로 설립된 연예기획사로, 지난해 3분기 기준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4015만원을 기록했다. 또 FNC아카데미는 지난 2008년 설립된 아티스트 전문 양성기관으로, 지난해 3분기 자본총계는 자본금보다 낮은 7억1705만원에 불과했다.


FNC엔터는 FNC W를 통해 여성그룹을 집중적으로 육성할 계획을 세웠다. 국내외 유수 기획사들처럼 멀티 레이블 체제를 구축해 수익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한승훈 전 FNC엔터 공동대표가 FNC W 초대 수장을 맡았고, 회사 설립 한 달 전에 데뷔한 10인조 여성그룹 '체리블렛'을 이곳으로 이관됐다. 체리블렛은 FNC엔터가 AOA 이후 6년만에 선보인 걸그룹이다.


'체리블렛'은 데뷔 후 여러 장의 싱글·미니 앨범을 출시하고 다수 오디션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인지도를 쌓았다. 그러나 좋은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FNC W 매출은 2021년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16억원에 불과했다. 반면 당기순이익은 마이너스 144억원에 육박했다. 체리블렛 운영비 외에도 걸그룹 연습생 육성비와 투자실패에 따른 손상차손 등이 반영된 탓이다.


FNC엔터가 여성그룹 육성과 아카데미 사업을 완전히 접는 것은 아니다. 회사는 본체를 통해 이들 사업을 지속할 계획이다. 다만 자회사를 정리하면 경영 효율성을 한층 높일 수 있다. 회계감사비·차량비 등 본체와 중복해서 쓰이는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인력도 유연하게 재배치할 수 있다. FNC엔터는 이를 통해 현재 주력하고 있는 남성그룹 육성에 집중할 수 있다.


FNC엔터는 지난해 11월 7인조 남성그룹인 '앰퍼샌드원'을 선보였다. 이 그룹은 데뷔 직후 싱글 앨범 'AMPERSAND ONE'을 출시, 호성적을 거두며 잠재력이 있다는 평가를 엔터업계로부터 받았다. 앨범은 초동 판매량(음반 발매 일주일간 판매량) 6만장으로 역대 보이그룹 데뷔앨범 15위를 기록했고, 타이틀 곡인 'On And On'은 공개 6일만에 조회수 1000만건을 넘겼다.


FNC엔터는 '앰퍼샌드원'을 포함해 총 6개 남성그룹을 보유하고 있다. 이중 8인조 남성그룹인 'SF9'는 전일 미니 13집 'Sequence'를 발매하며 활동을 재개했다. SF9 멤버 전원은 지난해 9월 FNC엔터와 재계약 했으나, 이 과정에서 멤버인 로운은 연기에 전념하기 위해 그룹을 탈퇴했다. 또 멤버 재윤은 군 복무 중이라 이번 앨범에 참여하지 못했다.


FNC엔터는 자회사인 'FNC스토리'를 통해 5년 만에 드라마 제작에 재시동을 걸며 신성장동력도 확보했다. 드라마는 매출을 안정적으로 올리기 용이한 사업이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매입처가 작품 저작재산권(IP)을 가져가고 통상 총제작비 60~70% 내외를 보장하기 때문이다. 독점작으로 편성될 경우 제작비 전액에 일정 수준의 마진을 얹어받기도 한다.


FNC엔터는 지난해 한국방송공사(KBS)에 16부작 로맨틱 코미디 장르 드라마인 '혼례대첩'을 공급했다. 판매금액은 173억원으로, 회사 2022년 연결기준 매출의 26.3%에 육박했다. 부가수익은 제외한 금액이다. KBS는 저작재산권(IP)을 보유하고 방영권을 넷플릭스에 재판매해 드라마를 동시 방영했다. 혼례대첩은 TV 기준 최고시청률 5.8%를 기록하며 흥행에 선방했다.


드라마 제작은 FNC엔터 본업인 아티스트 육성 사업과 시너지도 난다. 실제로 '혼례대첩' 주연은 SF9 멤버였던 로운이 맡았다. 로운은 이 작품으로 호평을 받았고, '2023년 KBS 연기대상'에서는 최우수상·베스트 커플상·인기상을 수상해 3관왕에 올랐다. 또 혼례대첩에는 FNC엔터 소속 배우 등이 조연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FNC엔터 관계자는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경영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FNC W 등을 흡수합병했다"며 "드라마 제작 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해, 앞으로 매년 최소 한편 이상의 작품을 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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