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證, 범현대가 대형 IPO 휩쓰는 배경은
최대 은행 배경에 DCM 서비스도 기여···윤종규 회장의 직접 영업도 큰 몫
이 기사는 2021년 12월 08일 16시 3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민아 기자] KB증권이 범현대가(家) 대어급 IPO 주관사 자리를 전부 차지했다. 올해 현대중공업 공동주관을 마무리했고 현대오일뱅크와 현대엔지니어링의 대표주관을 각각 맡으면서 내년 주관 실적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여기에는 KB증권이 채권발행시장(DCM)에서 강자라는 점과 국내 최대 은행을 보유한 금융그룹 계열이라는 점, KB금융지주 수뇌부가 직접 나선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최근 한국거래소의 유가증권 시장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주관사 그룹과 향후 일정 및 내용을 조율한 후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공모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주관사는 KB증권과 미래에셋증권, 골드만삭스증권이 이름을 올렸다.


현대오일뱅크의 IPO 도전 소식도 알려졌다. 현대오일뱅크는 이달 중 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한다. 지난 8월 주관사단으로 KB증권, NH투자증권, 크레디트스위스(CS)를 선정한 지 4개월 만이다.


특히 현대오일뱅크는 2012년과 2018년 두 차례 상장을 추진하다 중단한 이후 세 번째 도전이다. 2012년에는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을 대표주관사로 선정하고 공동주관사로 대우증권, 하나대투증권, 신한금융투자, 씨티글로벌마켓증권, BoA메릴린치를 선정했었다. 2018년에는 대표주관사로 NH투자증권과 하나금융투자를, 공동주관사로는 미래에셋증권, 신한금융투자,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BoA메릴린치를 선택한 바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KB증권이 범현대가의 IPO를 전부 차지한 것을 주목하고 있다. 올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현대중공업의 주관사단에도 KB증권이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의 대표주관은 미래에셋증권이 맡았고 KB증권·하나금융투자가 공동 주관사로, 대신·신영·DB금융투자가 참여했다.


일단, KB증권이 기존에 강점을 보이던 DCM 부문이 IPO 딜 확보에 힘을 실어줬다는 분석이 많다. KB증권은 DCM 커버리지 역량을 갖춘 주요 하우스로 꼽힌다. 올해 3분기 기준 DCM 점유율은 23.5%로 업계 1위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기업 계열사 IPO라는 것이 IPO만 잘한다고 해서 맡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KB증권이 커버리지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고 여기서 대기업과의 관계를 오랫동안 끈끈하게 쌓아오면서 IPO 관련 이야기를 좀 더 편하게 나눌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최대 금융그룹 중 하나인 KB금융지주 계열이라는 점에서 국민은행 등 여러 계열사를 통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또, 일각에서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직접 영업에 나서면서 큰 힘을 실었다고 전했다. IPO 열풍이 불면서 증권 CEO·지주 회장 등 고위직들의 IPO 딜 수임 여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밖에 없었고, 윤 회장이 적극적으로 영업을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지주 회장이 직접 나서면 딜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가 드러나는 것으로 볼 수 있어 영업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며 "큰 은행을 가지고 있고 은행을 이용하지 않는 기업은 없기 때문에 좋은 조건의 거래를 제시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일단 과거에 흔히 있었던 수수료 덤핑 등의 얘기는 들리지 않는다"며 "다만, 해당 기업들이 KB금융지주 계열이라는 점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약속받은 것 아니겠느냐"고 추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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