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발' 받았던 더현대서울, 연착륙 조건은
'여의도 공동화' 뛰어넘은 선전...가전 집중 등 카테고리 편중 해소되야
이 기사는 2021년 03월 23일 16시 3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월 26일 오픈한 여의도 소재 '더 현대 서울' 전경


[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더현대서울이 오픈한 지 1개월 만에 백화점 업계가 보였던 우려를 일부 해소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앞서 업계는 더현대서울이 일반적인 서울 소재 비시내권 백화점 수준의 실적을 올리지 않겠냐는 시선을 보여 왔다. 주말 여의도 상권이 공동화(空洞化)로 골치를 썩는 데다 인근에 롯데 영등포점, 신세계 타임스퀘어점 등이 있어 경쟁 환경도 만만치않다는 지적이다. 


세간의 우려에도 더현대서울은 오픈 직후부터 눈길을 끄는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다. 첫 주말인 2월 28일에는 하루 만에 100억원대 매출을 올렸고 평일 4~5만명, 주말에는 8~10만명에 달하는 접객수를 자랑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오히려 영등포에 위치한 경쟁 백화점이 매출 타격을 걱정해야 할 판이란 얘기도 나오고 있다.


백화점 업계 한 관계자는 "오픈 이후 더현대서울의 객수나 실적을 보면 확실히 신규 백화점에 대한 마포, 서대문 방면 소비자들의 니즈가 컸다는 것이 증명된 것 같다"며 "여의도 주말 상권이 약하다던 평가도 과거에는 더현대서울과 같은 시설이 없었기 때문 아니었겠나"고 말했다. 이어 "식당가의 경쟁력이 돋보이는 가운데 점포 내에 정원을 꾸려놓는 등 고객편의 시설을 잘 갖춰 놓은 것도 초기 소비자들로부터 관심을 끈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업계는 다만 더현대서울의 매출 구조가 타 백화점과 판이하다는 점은 향후 개선돼야 할 숙제로 지적하고 있다. 특정 카테고리 매출이 지나치게 높은 집중도를 분산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현재 더현대서울이 올리는 매출 가운데 절반 이상이 가전제품이다. 더현대서울에 입점한 LG·삼성전자가 오픈 초기 대규모 프로모션을 벌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들 매장은 "자사 임직원몰보다 싸다"는 평가를 들을 정도로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다만 백화점 입장에서는 가전 매출이 돋보이는 게 썩 좋은 일만은 아니다. 예컨대 패션, 뷰티, 잡화류 등을 취급하는 기업은 점포 매출의 30% 가량을 판매 수수료 명목으로 백화점에 지불한다. 가전은 일반 상품들과 달리 백화점이 남기는 마진이 작다. 판매 수수료율이 10% 수준밖에 안 되는 까닭이다. 백화점이 올리는 순매출이 판매 수수료란 점에서 가전 매출은 그만큼 순도가 낮다.


다른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더현대서울이 예상보다 잘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일반 백화점의 가전 매출은 10% 수준인 반면 더현대서울은 이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 실적 측면에선 불리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더현대서울은 계획 대비 입점 브랜드 수가 다소 적은 편"이라며 "이들 점포들이 들어온 뒤 진용을 갖출 패션·뷰티 카테고리가 얼마만큼 매출을 견인할 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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