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탈 IPO 명암
제동걸린 VC 상장, 투자매력 찾기 '고심'
⑤ 정책 효과·견고한 수익창출·배당 성향 등 차별화

[편집자 주] 벤처캐피탈이 국내 증시에 입성한지 30년째를 맞고 있다. 벤처캐피탈은 다양한 정책 지원속에 새로운 대체투자 시장으로 성장해 왔다. 하지만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 속에 기업공개(IPO) 시장의 부진까지 겹치며 '벤처캐피탈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팍스넷뉴스는 각 하우스별 운용성과와 펀드 운용 자산규모(AUM), 특화된 운용전략, 핵심 투자인력 등을 중심으로 각 벤처캐피탈의 경쟁력을 살펴본다.


[딜사이트 김세연 기자] 벤처캐피탈 업종이 투자 대안으로 각광받을 수 있을까. 국내 주요 벤처캐피탈의 코스닥시장 상장을 앞두고 투자 매력을 높이기에 여념이 없다. 업종 전반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이 사라진 상황에서 성장성과 안정성을 갖춘 중·대형 벤처캐피탈의 등장으로 새로운 투자기회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 코스닷 입성 줄줄이 대기…높은 변동성 '변수'


국내 증시에 상장된 벤처캐피탈은 이달중 상장을 앞둔 아주IB투자를 포함해 총 12곳이다. 지난 1989년 SBI인베스트먼트(옛 한국기술투자)가 포문을 연 이후 벤처캐피탈은 꾸준히 증시의 문을 두드렸지만 본격화된 것은 지난 2016년부터다. 정부의 벤처육성과 창업 활성화 기조 속에 마련된 제2의 벤처전성기로 TS인베스트먼트와 DSC인베스트먼트는 성공적으로 증시에 발을 들였다. 17년만에 증시에 등장한 양사는 이후 고공행진을 이어갔고 DSC인베스트먼트는 중소벤처기업부에 등록된 창업투자회사 중 시가총액 1위를 달리기도 했다.


벤처캐피탈의 상장 러시는 올해도 이어졌다. 지난 3월 린드먼아시아인베스트먼트가 최근들어 가장 높은 36배의 주가수익비율(PER)을 기록하며 상장했고 SV인베스트먼트와 나우아이비캐피탈 역시 특화된 투자 역량을 내세우며 기업공개(IPO)에 나섰다. 새정부 출범이후 잇단 추가경정예산 배정으로 대규모 정책자금이 유입된데다 코스닥 활성화 대책까지 더해져 벤처캐피탈의 실적 확대 기반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주목할 부분은 중·대형사들의 연이은 상장 추진과 달리 하반기들어 벤처캐피탈 업종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줄고 있다는 점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일반 상장기업과 다른 벤처캐피탈의 수익 변동성이 시장내 투자 매력을 낮추고 있다는 분석이다.


벤처캐피탈의 수익 구조는 일정 수준의 펀드 관리보수와 투자대상 기업의 IPO에 따른 회수로 이뤄져 있다. 몇몇 투자 성공으로 대박 수익을 거둘 수 있지만 시장 환경에 따른 실적 변동성이 큰 만큼 안정성이 낮을 수 밖에 없다.


◆ 정책효과·견고한 수익구조·배당성향… '투자 매력' 견인


시장의 관심이 줄어들었지만 벤처캐피탈업계는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로 평가되고 있다. 향후 반등 가능성을 고려한다면 저평가 국면이 오히려 '옥석 가리기'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최대 수준의 AUM을 자랑한 아주IB투자는 투자 가치 측면에서 가장 매력적으로 꼽히고 있다. 상장 과정에서 부진을 겪고 있지만 이미 이익창출 능력을 검증한데다 다양한 투자포트폴리오도 갖추고 있는 만큼 안정적 수익 확대가 예고된다는 평가다.


창업 초기부터 성장, 기업공개 단계까지 전방위 투자 강점을 갖췄고 5000억원이 넘는 누적 펀드 청산을 기록하는 등 성공적인 트랙 레코드도 보유하고 있다. 비록 시장 침체로 공모가가 기대 이하에 머물고 주가수익률(PER)도 업계 평균(10배)를 하회한 8배 수준이지만 상장이후 꾸준한 실적 반등을 보일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상장이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나우아이비캐피탈의 투자 매력도 주목할만 하다. 나우아이비캐피탈은 전통적 벤처투자 영역보다 중소형 사모투자펀드 조성 등 기업구조조정 분야에서의 독자적 전문성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인수합병(M&A) 시장내 경쟁력이 여전한 만큼 관련 시장의 확대속 수혜를 기대해볼 만하다는 평가다.


린드먼아시아인베스트먼트는 해외진출 목적의 투자에서 강점을 보여 왔다. 특히 성장기에 진입한 한국과 중국의 중견·중소기업과 벤처기업에 집중 투자해 안정적 수익을 거뒀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연 평균 30%가 넘는 배당 성향을 보이며 주주친화 정책이 강점이다. 국내 상장 기업들의 평균 배당 성향이 16.2%(2017년 기준)에 그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2013년부터 매년 31%수준의 배당에 나서온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의 투자 매력은 상당하다는 평가다.


증권업계는 상장을 추진중인 네오플럭스, 미래에셋벤처투자, KTB네트워크 등 규모와 수익성을 갖춘 중·대형사인 만큼 꼼꼼한 접근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IPO 시장을 비롯해 주식시장 전반에 대한 부진이 내년에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벤처캐피탈 업종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반전되기는 힘들 것"이라면서도 "규모의 확대와 견조한 실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주요 벤처캐피탈의 저평가는 오히려 투자 기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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