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벤처투자, 실적 부진+자금 경색 ‘내우외환’
27일 21회차 CB 만기도래…상폐 위기도 ‘진행형’

[딜사이트 박제언 기자] 벤처캐피탈 엠벤처투자가 내우외환을 겪고 있다. 상장폐지 국면으로 몰리고 있는데다 수년 전 발행했던 사채의 만기 상환일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4일 금융투자(IB) 업계에 따르면 엠벤처투자의 21회차 전환사채(CB)가 만기를 앞두고 있다. 해당 CB는 지난 2015년 10월 27일 발행됐다. 아샘투자자문과 메디케어소프트 등을 대상으로 68억원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된 사채다.


발행 당시 CB의 전환가액은 주당 773원이다. 다만 엠벤처투자 주가가 꾸준히 하락해 전환가액은 542원까지 조정됐다. 발행 당시 계약에 따라 더이상 조정될 여지는 없다.


엠벤처투자 주가는 해당 CB 발행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해 7월말에는 주당 231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주가가 전환가액을 밑도는 탓에 채권자들은 CB 전환권을 행사할 수 없었다.


엠벤처투자 주가는 올초부터 반등세를 탔다. 정부의 우호적인 창업·벤처정책에 따른 시장 기대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2016년말부터 DSC인베스트먼트와 TS인베스트먼트 등 창업투자사들이 속속 증시에 입성하며 벤처캐피탈업이 주목을 받은 영향도 크다.


엠벤처투자 주가는 지난 2월 730원대까지 올랐다. 거래정지 주가는 주당 587원이다. 이에 21회차 CB를 가진 채권자들은 전환권을 행사해 주식으로 바꿔 일부 차익을 남기기도 했다. 이런 방식으로 지난 6월말까지 전환 및 상환된 금액은 48억원이다. 아직 20억원 규모의 CB가 남은 셈이다.


6월 이후 채권자들이 21회차 CB를 전환 행사했는지 여부는 알 수 없다. 엠벤처투자 역시 이에 대해 "확인 불가"라고 밝혔다. 다만 엠벤처투자 주권은 3월 이후 줄곧 거래정지된 상태다. 2017회계년도 감사보고서에 대해 '의견거절'을 받은 영향이다.


엠벤처투자의 유동 가능한 현금성 자산은 단기금융상품과 단기매매증권을 포함해 6월말 연결기준 29억2200만원 정도로 집계됐다. 1년내 갚아야 할 단기차입금과 CB는 83억9000만원 규모다. 게다가 엠벤처투자는 일부 자본잠식 상태다. 6월말 연결기준 33.58%의 자본잠식률을 기록하고 있다. 내부의 재정 부담이 적지 않음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사실 엠벤처투자 입장에서 CB 상환보다 더 시급한 문제는 상장폐지 위기 해소다. 의견거절을 받았던 2017회계년도 감사보고서는 다시 재감사를 받아 기한 내 금융당국에 제출했다. 이에 상장폐지 위기에서 잠시 벗어났다.


하지만 엠벤처투자는 지난 2013년부터 5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한 점으로 인해 다시 궁지에 몰렸다. 한국거래소는 이와 관련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여부에 대한 결정을 오는 22일까지 내릴 예정이다.


1986년 12월 설립된 엠벤처투자는 2007년 1월 코스닥시장에 입성했다. 코스닥 상장사였던 신영기술금융과의 합병을 통한 우회상장 방식을 통해 상장기업으로 변모했다. 홍성혁 회장이 이끌고 있으며 중국과 대만 투자자가 함께 출자한 국내 최초 역외펀드 결성 이력도 갖고 있다. 보유하고 있는 벤처펀드는 10개이며 운용자산(AUM)은 3500억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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