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우찬 기자] 2023년 한화그룹에 편입된 한화오션이 지난해 한화그룹 계열 가운데 한화임팩트 자회사 한화엔진을 상대로 가장 많은 내부거래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엔진은 한화임팩트가 2024년 2월 인수한 선박용 엔진 제조 기업이다. 우선 두 조선 관련 계열사의 시너지를 확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배구조 측면에서 주목할 점이 있다. 한화임팩트는 한화그룹 3형제(김동관·동원·동선)가 100% 소유한 한화에너지의 자회사다. 한화임팩트 연결매출에 한화엔진-한화오션의 거래가 잡히면서 한화임팩트 전체 매출이 늘어나는 구조다. 이는 한화 3형제가 지배하고 있는 한화에너지로 이어져 자금줄 역할도 일부 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화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한화에너지는 한화그룹 승계에서 핵심적인 곳으로 평가된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임팩트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3조7399억, 영업손실 946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매출의 경우 2023년보다 9800억원가량 증가했다. 매출성장률은 35.5%에 달했다.
1조원에 가까운 연결 매출 증가분(9800억원) 중 3588억원이 한화오션 효과로 파악됐다. 한화임팩트 자회사 한화엔진이 지난해 한화오션을 상대로 3588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덕분이다. 두 기업간 거래로 한화엔진의 지배기업 한화임팩트의 연결매출이 껑충 뛰었다. 한화임팩트는 지분율 32.8%에도 과반 지배력이 있다고 보고 한화엔진을 종속기업으로 분류하고 있다.
한화오션의 경우 지난해 사업보고서에서 ㈜한화 및 종속기업을 상대로 3973억원의 매입 거래를 공시했다. 계열사 매입 거래의 대부분이 한화엔진을 상대로 기록한 금액이다. 한화오션과 거래에 힘입어 한화엔진의 매출과 그 모기업 한화임팩트의 연결매출 모두 증가하는 효과를 거뒀다.
한화임팩트는 한화그룹 지배구조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큰 편이다. 한화임팩트는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나뉘는데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 부회장이 투자부문 대표를 맡고 있다. 김 부회장은 한화임팩트의 신사업 발굴, 인수합병(M&A) 등을 이끈다.
한화임팩트의 실적은 한화그룹 3형제가 소유하고 있는 모기업 한화에너지 기업가치에도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한화임팩트 실적 개선으로 한화에너지로 배당금이 흘러갈 가능성도 있다.
실제 한화임팩트는 지난해 1000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한화임팩트가 배당금을 지급한 것은 2015년 이후 처음이었다. 한화임팩트 지분 52%를 쥐고 있는 한화에너지는 한화임팩트에서 배당받은 520억원을 지난해 매출로 인식했다.
한화오션은 당분간 조선업 호황 속에 국내외 공격적인 사업 전략을 펼치며 매출을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흑자전환하며 매출 10조원을 돌파한 한화오션의 올해 증권가 컨센서스는 매출 12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한화오션의 매출 증가와 함께 한화엔진의 외형도 커질 전망이다. 한화엔진은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에 엔진을 납품하고 있다.
한화엔진이 한화오션을 상대로 엔진 선박 공급 매출을 늘리면 한화엔진의 모기업 한화임팩트는 기업가치 상승, 배당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 그 수혜는 한화에너지로 이어지는 그림이다. 한화오션의 매출이 늘수록 한화 3형제의 그룹 지배력과 자금 융통 카드도 늘어나는 셈이다.
한화임팩트 관계자는 "한화엔진과 한화오션 간 거래가 한화임팩트 연결 재무제표에 반영된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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