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위아 리밸런싱열관리 기술 고도화 성공…공작기계 공백 '無'
현대위아가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도약하기 위한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회사의 모태가 된 공작기계 부문을 매각하는 결단을 내린 뒤, 열관리와 로봇주차 등 전도유망한 분야로 나아가기 위한 초석 다지기에 열중하고 있다. 전통적인 자동차 부품 제조사에서 탈피해 미래 모빌리티 환경을 바꿀 체인저로 변신 중인 현대위아를 조명해 본다. [편집자 주]

[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현대위아가 공작기계 매각에 따른 매출 공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열관리(TMS) 기술을 고도화하는 데 성공하면서 수주 확대 기반을 다졌기 때문이다. 현대위아는 냉각수 허브모듈에 공조 기능을 더한 통합열관리시스템(ITMS)을 기아의 1호 PBV(목적기반모빌리티)가 될 PV5에 탑재한다. 열관리 경쟁력의 관건이 된 통합열관리시스템을 확보한 현대위아는 2028년 열관리 분야에서 1조원 매출을 거둔다는 목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2월께 현대위아가 개발한 통합열관리시스템이 기아의 PV5에 탑재된다. PV5는 기아의 친환경 제품군 중 하나인 PBV의 첫 모델에 해당한다. 기아는 중형급인 PV5를 시작으로 대형급 PV7, 소형급 PV1으로 라인업을 확장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전기차의 일종인 PBV는 이름 그대로 사용자의 목적에 맞게끔 내부 공간 설계가 가능 것이 특징이다. 'EV시리즈'와 더불어 BYD(비야디)로 대표되는 중국 브랜드의 저가 공세에 맞설 기아의 전략 자산이기도 하다. 미래 모빌리티의 패권을 쥐기 위한 기아의 선제적 행보에 현대위아가 열관리 기술력을 앞세워 동참하고 있는 셈이다.
사실 열관리만 놓고 보면 현대위아는 자동차 부품 업계에서 후발주자에 해당한다. 관련 분야에 본격적으로 힘을 싣기 시작한 기간이 2년이 채 되지 않는다. 2023년 9월 현대위아의 R&D(연구개발) 기지인 경기 의왕연구소에 별도의 시험동을 마련하며 열관리 기술 확보에 집중했다. 전방산업인 완성차 시장의 흐름에 맞춰 전기차에 특화된 부품사로 체질개선에 나선 것이다. 전기차는 엔진 역할을 하는 배터리에서 발생하는 열을 진정시키는 장치가 필수다.

현대위아는 시험동 구축 8개월 만인 지난해 5월에 냉각수 허브모듈을 양산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현대위아의 열관리 기술력이 걸음마를 뗀 단계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냉각수 모듈에다가 HVAC(냉난방공조) 등을 합한 통합열관리시스템을 갖춰야 비로소 한온시스템에 도전장을 던질 자격이 갖춰진다는 점에서다. 이미 2014년에 통합열관리시스템(히트펌프시스템)을 갖춘 한온시스템은 46%의 점유율로 국내 열관리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현대위아가 통합열관리시스템 개발을 조기에 성사시키면서 공작기계 매각으로 인한 매출 감소 우려도 씻을 수 있게 됐다. 현대위아는 오는 2028년까지 일반 공조(에어컨·히터) 부문까지 더한 열관리 분야에서 1조원 매출을 달성한다는 구상이다. 이는 공작기계와 모빌리티솔루션 부문이 2023년에 달성한 6182억원의 매출을 넘는 금액이다. 현대위아는 지난해 10월 매매가 3400억원에 릴슨프라이빗에쿼티&스맥 컨소시엄을 공작기계 부문을 인수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뒤, 현재 본계약 체결을 위한 조율을 하고 있다.
현대위아 관계자는 "3년 뒤인 2028년에 열관리 사업에서 1조원 매출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냉각수 모듈에서 전기차, 하이브리드, 내연기관을 아우르는 풀(Full) 라인업을 구축하고 통합열관리시스템 기술도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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