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집속탄 사업, 4년 전 돌아가도 매각"
'태양광 족쇄'로 보고 KDI에 처분한 집속탄 사업 실적 급성장세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5일 16시 1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천무' 실사격 훈련. (제공=육군)


[딜사이트 박민규 기자] 한화그룹의 태양광 사업(한화솔루션 큐셀 부문)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반면, 해당 사업의 유럽 진출을 위해 포기했던 집속탄 사업(현 코리안디펜스인더스트리, 이하 KDI)은 급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특히 KDI가 ▲'천무' 주력 탄(230mm) ▲해양 소나 체계 ▲드론 등 한화 방산 계열사와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사업을 다수 영위 중이라, 한화그룹 입장에선 아쉬울 것이란 반응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하지만 한화그룹은 ESG(환경·사회·지배 구조) 측면에서 투자 유치에 방해가 되는 리스크를 제거함과 함께 집속탄은 수출도 불가한 상태라 아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한화는 2020년 12월, 집속탄 사업을 디펜스케이에 매각했다. 당시 매각가는 78억원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집속탄 사업이 유럽 시장 확장에 발목을 잡는 요인이라고 판단해 헐값에 넘겼다. 유럽 기관투자자들이 집속탄을 비인도주의적인 대량 살상 무기로 분류하고 관련 사업자를 투자 대상에서 배제하면서, 이 지역에서 태양광 사업을 키우고 있던 한화솔루션 역시 ㈜한화가 최대주주라는 이유로 투자 유치가 어려움을 겪었던 까닭이다.


㈜한화가 매각한 집속탄 사업은 현재 KDI라는 별도법인이 운영 중이다. 작년 말 기준 디펜스케이가 77.6%, 임직원들이 22.4%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한화와 관계를 완전히 청산했지만 아직까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대전 사업장에서 제품을 생산 중이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한화그룹의 태양광 사업 경우 중국의 저가 공세 등으로 경영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는 반면, KDI는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며 승승장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매각 당시였던 2020년 500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액은 지난해 2020억원으로 4배 이상 불었고,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4639만원에서 144억원으로 310배나 급증했다. 반대로 태양광 사업은 같은 기간 매출이 3조7023억원에서 6조5256억원으로 76.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5942억원에서 5682억원으로 4.4% 줄었다. 아울러 올해는 3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누적 영업손실이 4032억원에 달한다.


다만 한화그룹은 전혀 아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다시 4년 전으로 돌아가도 집속탄 사업을 매각했을 것"이라며 "자체적으로 230mm 유도탄을 생산 중이며, KDI가 생산하는 무유도탄 경우 집속탄이라 어차피 수출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집속탄 경우 오해로 악명이 높아진 부분이 있긴 하지만, 인류의 지속 가능성에 기여한다는 당사 철학에 따라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가 보다 적합한 사업이라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또한 "태양광 시장이 주춤한 상황이긴 하지만 중장기 성장성은 국제에너지기구(IEA) 등 글로벌 에너지 관련 기관들 사이에서도 이견이 없을 정도로 확실하다"며 "유럽 태양광 시장에서 고전 중이긴 해도 변화된 시장 환경에 맞춰 분산에너지 등 신사업으로 대응 중이라 4분기에는 영업흑자를 기대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KDI는 K-방산 베스트셀러 중 하나인 다연장 로켓포 '천무'의 주력 탄(230mm)을 제조하는 업체다. 이외에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주력 제품인 K9 자주포를 비롯해 K-55 자주포, KH-179 견인포, 60mm·81mm 박격포 등 포병의 주요 전력에 활용되는 신관류를 제작, 납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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