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건전성 점검
PF 칼바람 피한 신영證, 편중된 사업구조 개선 '과제'
상품운용부문 비중 60.6%…높은 수익 변동성 '우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0일 08시 2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당국이 리스크 관리를 위한 충당금 적립 강화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에 따른 손실 인식 등을 주문하면서 증권사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단계적으로 충당금 적립을 확대하고 우량 사업장 선별을 위한 기준을 강화하는 등 부동산 PF로 인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작업이 한창이다. 다만 실적 저조에 따른 재무 부담은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이에 딜사이트는 자본적정성·자산건전성 등 지표를 통해 증권사들이 리스크를 적절하게 관리하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신영증권 사옥. (출처=신영증권)

[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신영증권은 최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침체에 따른 영향을 크게 받지 않은 증권사 중 하나로 꼽힌다. 타 증권사와 달리 투자은행(IB), 특히 부동산금융 사업 비중을 확대하지 않는 등 보수적인 운영 방침을 유지해서다.


이 때문에 신영증권의 자산건전성 악화 부담은 경쟁사 대비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사업 비중이 특정부문에 편중된 탓에 금융환경 변동시 실적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영즈권 부실자산 연도 별 추이 (출처=국내 신용평가사)

2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신영증권의 지난해 말 고정이하자산 규모는 465억원으로 지난 2021년 3월 말 544억원 대비 14.5% 줄었다. 3월 결산법인인 신영증권의 자기자본 규모는 1조4000억원대 수준이다.


신영증권의 자산건전성 위험도는 자기자본 규모가 비슷한 타 증권사와 비교 시 낮은 수준으로 분석된다. 자기자본 규모가 비슷한 하이투자증권(1조3900억원)의 경우 지난해 9월 말 기준 2000억원대를 웃도는 고정이하자산을 보유 중이다.


신영증권의 대부분 고정이하자산은 라임펀드 관련 대지급금(460억원)으로 구성됐다. 신영증권은 2017~2018년 당시 부실자산을 10억원 이하로 관리했지만 2019년 라임펀드 환매중단 사태가 발생하면서 부실자산 규모가 급증했다. 현재는 해당 대지급금 중 90% 이상을 충당금으로 적립하는 등 추가적인 PF 리스크에 대응하고 있다.


신영증권은 자기자본 대비 위험익스포져 비율을 낮은 수준에서 관리 중이다. 실제 위험 익스포져율은 112.9%로 우발채무, 자체헤지 ELS 등에 대한 부담이 적다.


우발채무 규모 역시 줄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신영증권의 우발채무는 4903억원으로 지난 2020년 3월 말(6194억원) 대비 26.3% 줄었다. 최근 4년간(2020년 3월 말~2023년 12월 말) 연평균 6%씩 축소되는 추세다. 이에 경쟁사 대비 일시에 자금 소요가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으로 보인다.


신영증권이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 속에서도 안정적으로 자산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는 건 IB부문, 특히 부동산금융 부문의 사업 비중을 확대하지 않았던 보수적인 경영 기조와 무관치 않다. 그간 타 증권사들이 IB부문 강화를 외치며 부동산금융으로 큰 수익을 벌어들일 때도 기존 주력하던 상품운용부문에 집중하며 리스크 관리에 힘을 실었다.


신영증권 영업순수익 및 사업부문 비중 (출처=한국기업평가)

이 같은 보수적인 경영 기조 덕에 부동산PF 위험률이 높았던 지난해에도 신영증권은 안정적인 수익창출 개선세를 이뤄냈다. 신영증권의 지난해 말 영업순수익 규모는 2201억원으로 전년동기(965억원) 대비 128.1%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시장금리가 안정화되면서 신영증권 내 사업비중이 높았던 상품운용손익이 크게 개선된 영향이었다. 실제 신영증권의 상품운용부문 순수익만 떼어 보면 지난해 말 133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153억원) 대비 772.5% 대폭 늘어난 수치다. 


그간 부동산금융 비중을 늘리지 않았던 덕에 신영증권은 충당금 적립 부담도 덜었다. PF관련 부실자산과 우발채무에 무리하게 충당금을 쌓지 않아도 되면서다. 이에 신영증권의 최근 5년간 200억~500억원대 충당금 적립 수준을 유지 중이다.


반면 대부분의 증권사는 부동산 경기 침체가 시작된 이후 대규모 충당금을 쌓으며 리스크에 대응하는 중이다. 이같은 충당금 적립 기조는 결국 고스란히 수익성으로 연결돼 현재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주목할 부분은 신영증권의 사업이 상품운용 부문에 편중돼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기준 신영증권의 상품운용 사업 부문 비중은 60.6%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어 ▲투자은행 13.1% ▲위탁매매 6.8% ▲자산관리부문 6.2% 순이다.


현재 상품운용부문 수익의존도가 높아 금융환경 변동성 발생 시 실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 편중된 사업구조를 탈피하고 수익 기반을 다변화할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신영증권 관계자는 "구체적인 부문별 손익 비중 목표를 타이트하게 관리하고 있지는 않으나 자원 한도 배분을 통해 특정 부문에 위험이 집중되지 않도록 관리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발채무 규모가 줄어든 건 보수적인 관점에서 부동산 관련 딜을 대응해 왔던 결과"라며 "앞으로도 안정적으로 사업을 영위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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