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앤코, 쌍용C&E 공개매수 상폐…'배당수익 극대화'
인수금융 이자부담 늘어, 배당총액 확대 기대…의사결정 효율성은 '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6일 07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진=쌍용씨앤이 홈페이지 캡처)


[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한앤코)가 국내 1위 시멘트 업체 쌍용C&E에 대한 추가 지분 확보를 통해 자진 상장폐지를 추진하기로 했다. 시장에서는 자금조달 등 상장을 통한 잇점이 낮은 상황에서 의사결정 효율성을 높이고 외부 정보 공개 부담 감소 효과 등을 누리기 위해 자진 상폐를 택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앤코가 쌍용C&E 인수금융 리파이낸싱(자금재조달)을 마치고 이자 부담이 늘어난 만큼 나머지 지분 확보를 통한 배당 누수를 줄이는 효과를 노렸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쌍용C&E는 한앤코의 특수목적법인(SPC)인 한앤코시멘트홀딩스가 주당 7000원에 공개매수를 추진한다고 5일 밝혔다. 매수 예정 주식수는 1억25만4756주(20.1%)이며, 전체 매입 규모는 7017억829만원에 달한다. 쌍용C&E의 최대주주인 한앤코시멘트홀딩스가 공개매수를 통해 추가 지분 확보에 나선 것은 잔여 주식을 모두 인수해 자진 상장폐지를 추진하기 위해서다.


한앤코시멘트홀딩스가 2012년 쌍용C&E(당시 쌍용양회공업) 지분 일부를 취득한 뒤 2016년 1호 블라인드펀드를 통해 쌍용C&E의 경영권을 인수한 바 있다. 당시 총 1조4375억원을 투자해 쌍용C&E의 지분 77.68%를 확보했으며, 현재는 특수관계인을 포함해 총 79.9%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공개매수가 순조롭게 이뤄질 경우 한앤코시멘트홀딩스는 쌍용C&E의 지분 100%를 확보하게 된다.


쌍용씨앤이 공개매수 주요 내용. (출처=전자공시시스템 캡처)

자진 상장폐지를 추진하는 이유는 기업마다 다르겠지만 통상 회사가 상장돼 있음으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없을 때 주로 결정된다. 상장사의 가장 큰 장점은 자본 조달이 용이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기업이 돈을 잘 벌어서 현금이 곳간에 쌓여있고, 당장 큰 규모의 투자도 필요하지 않다면 계속 상장을 유지할 필요가 없어지게 된다.


더욱이 사모펀드는 미래 가치가 높거나 저평가된 기업에 투자해 차익을 실현하는 것이 목표다. 때문에 인수 기업을 상폐시키고 구조조정 등 다양한 조치를 통해 기업가치를 올리는 전략을 추진하기도 한다.


인수합병(M&A)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분 100%를 확보해 자진 상폐를 하면 의사결정도 수월해지고 무엇보다 불필요한 정보를 외부 공개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며 "상폐가 되면 향후 매각을 추진할 때도 불필요한 잡음이 없기 때문에 이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지분 확대를 통해 세금이나 배당 누수를 줄이기 위한 전략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한앤코는 쌍용C&E를 인수한 이후 고배당 기조를 계속 유지해오고 있다. 특히 이들은 세금 누수를 막기 위해 2020년 액면감자를 추진해 배당 재원을 마련하기도 했다. 액면감자는 발행주식수는 그대로 놔두고 액면가를 깎아 자본금을 줄이는 방식이다.


당시 쌍용C&E는 액면가를 1000원에서 100원으로 줄였으며 이에 따른 감차차익은 4549억원에 달했다. 감자차익은 이익잉여금으로 돌려 배당재원으로 사용됐다. 이는 한앤코의 세금 누수를 줄이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었다. 전환한 이익잉여금으로 배당한 경우 배당소득으로 보지 않아 소득세를 과세하지 않는다. 하지만 해당 배당 재원은 2021년~2022년 배당(총 4420억원)을 통해 모두 고갈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앤코가 세금 누수를 막기 위해 액면감자를 실시했고 해당 재원은 고배당 정책 속에 이미 다 사용됐을 것"이라며 "이들 입장에서는 세금 등 불필요한 누수를 막기 위한 새로운 전략이 필요한 시기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앤코는 쌍용C&E를 인수할 당시 인수금융을 사용했는데 작년 말 1조7000억원 규모의 리파이낸싱(신규대출로 기존 대출을 갚는 것)을 완료했다. 이로 인해 금리가 연 7%대로 높아졌고 단순 계산 시 연간 1190억원의 이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업계의 또다른 관계자는 "쌍용C&E의 지분 100%를 확보하게 되면 그동안 받지 못했던 20%대의 배당 누수를 줄일 뿐만 아니라 배당 총액도 1700억원대에서 2000억원대로 높아져 이를 상쇄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