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글로벌 옥상옥 전락하나…무용론 솔솔
해외 투자 강화 한다더니…헝가리·캐나다 법인 따로 놀아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4일 10시 3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코프로비엠 포항공장 전경.(제공=에코프로비엠)


[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에코프로비엠의 해외사업을 지원하는 에코프로글로벌이 올해 상반기 14억원에 불과한 매출을 냈다. 해외사업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하는 이 업체가 모회사 출자에 의존할 뿐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해외법인을 지배하는 방식 역시 일관적이지 않은 체계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옥상옥(屋上屋)격인 에코프로글로벌에 대한 무용론까지 등장하고 있다. 


◆해외투자 컨트롤타워 역할…2024년까지 4700억 출자


에코프로글로벌은 에코프로비엠이 지분 100%를 가진 자회사다. 에코프로비엠은 2021년 9월 양극재 해외투자 프로젝트를 총괄할 기업으로 에코프로글로벌을 설립했다. 에코프로글로벌의 대표이사는 김장우 에코프로비엠 부사장이 맡았다. 에코프로비엠은 당시 설립 목적에 대해 "에코프로글로벌 설립을 통해 향후 양극소재 사업의 해외 진출 구조 확립 및 투자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에코프로비엠은 에코프로글로벌 설립을 기점으로 해외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회사는 2021년 10월 헝가리 양극재 공장 설립 계획을 발표하고 지난해 11월 착공했다. 에코프로비엠의 해외 첫 생산기지다. 연 10만8000톤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출 예정이며, 2024년 하반기 양산이 목표다. 


에코프로비엠은 초기자본금 300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유상증자 등으로 확보한 자금 중 4700억원을 2024년 하반기까지 에코프로글로벌에 출자할 계획이다. 에코프로비엠은 지난 3월과 7월에 각 800억원, 1500억원을 출자했고, 지주사인 에코프로도 7월 374억원을 투입했다. 



◆헝가리법인 에코프로글로벌 산하…캐나다법인은 BM 밑


주목할 점은 에코프로비엠이 헝가리법인을 에코프로글로벌 산하로 둔 점이다. 이로써 지배구조는 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에코프로글로벌→헝가리법인 형태로 복잡해졌다. 에코프로의 주력 자회사인 에코프로비엠이 직접 해외법인을 거느리지 않고 굳이 중간에 에코프로글로벌을 위치시킬 필요가 있냐는 지적이 나온다. 


에코프로글로벌이 구체적으로 알려진 사업 정보가 없다는 점도 의문이 따른다. 산업분류상 업종은 경영컨설팅 및 공공 관계 서비스업이다. 에코프로글로벌을 통해 해외법인 설립을 위한 각종 인허가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뚜렷한 성과도 내지 못하고 있다. 에코프로글로벌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14억원에 불과하고 당기순손실은 9억원을 냈다. 독자적으로 사업을 영위할 주요 수익원이 부재한 것으로 판단된다.


물론 에코프로글로벌의 설립 취지를 고려하면 이같은 방식이 일부 이해가는 구석도 있다. 헝가리 법인 외 해외 신설법인도 에코프로글로벌 산하에 두는 방향이라면 해외 투자의 창구를 일원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설립 계획을 발표한 캐나다법인(EcoCAM Canada)은 에코프로글로벌이 아닌 에코프로비엠 밑에 두고 있다. 캐나다법인은 '에코프로 캠 캐나다 LP'(EcoPro CAM Canada, L.P)와 '에코프로 캠 캐나다 펀드운영사'(EcoPro CAM Canada General Partner Inc)를 종속회사로 두고 있다. 


익명을 요청한 기업 지배구조 전문가는 "기업이 사세확장에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복잡한 소유관계가 나타나면 지배구조를 불투명하게 만든다"며 "자회사 관리와 투자사업을 담당하는 지주사가 있으니 에코프로글로벌의 차별점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지배구조 투명성을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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