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반도체 대전]
GDDR7 한 발 앞선 삼성...SK하이닉스도 연내 개발
④ HBM에 이어 그래픽 D램 시장에서도 양 사 경쟁 치열
이 기사는 2023년 07월 20일 14시 0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는 '32Gbps GDDR7 D램'을 업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출처=삼성전자)


[딜사이트 김민기 기자] 고대역폭메모리(HBM)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번에는 그래픽 D램 'GDDR'을 둔 기술 경쟁을 펼치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업계 최초로 24Gbps(1초당 2.4기가비트) GDDR6 D램을 개발한데 이어 최근 GDDR7 D램도 세계 최초로 개발하며 그래픽 D램 시장에서 경쟁사 보다 한 발 앞서가고 있다.


◆ 메모리 3사, 내년 상반기 양산 본격화 할 듯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32Gbps GDDR7 D램'을 업계 최초로 개발했다. GDDR은 국제반도체 표준화 기구인 JEDEC에서 표준화를 진행하고 있는 차세대 고성능 그래픽 D램이다. AI·그래픽 카드 업체들이 쉽게 채용할 수 있도록 호환성이 확보됐다.


GDDR 시장은 인공지능(AI), 머신러닝, 메타버스 등 차세대 기술 부상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무엇보다 대용량 데이터 처리에 유용하다 보니 차세대 고성능 컴퓨팅(HPC),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에 사용될 것으로 보여 차세대 메모리반도체로 손꼽히고 있다. 메모리 제조업체들도 HBM과 DDR5와 더불어 GDDR 시장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GDDR은 그래픽카드 안에 들어가는 메모리다. 일반 DDR과 달리 한 번에 많은 데이터처리를 위해 회로 구성이 병렬화 된 것이 특징이다. 제조 과정이 복잡해 제조단가도 높다.


DDR은 CPU 메모리 컨트롤러로 처리하는 반면 GDDR은 그래픽 카드용이라 GPU에서 처리한다. 처리 속도가 빠르다 보니 일부 애플리케이션에 따라서 HBM을 대체해서 쓸 수도 있어 최근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그래픽 정보 처리 속도가 올라가고 메모리 제조사들이 개발을 거듭해 업그레이드가 지속되고 있다. GDDR3는 1개 핀에서 최대 속도 2.4Gbps까지, GDDR4는 3Gbps까지 구현할 수 있었다. GDDR5는 핀 1개당 최고 5Gbps 동작 속도를 구현할 수 있다.


2017년 4월 SK하이닉스가 세계 최고 속도 GDDR6 그래픽 D램을 개발하면서 16Gbps 데이터 처리속도를 구현했다. 이에 지난해에는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 24Gbps GDDR6 D램을 선보였고 이번에 32Gbps GDDR7까지 개발에 성공했다. 


지금까지 메모리 업체들은 GDDR6까지만 개발하고 양산했다. SK하이닉스 역시 현재 GDDR6를 양산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GDDR7을 바라보며 올해까지 GDDR7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마이크론도 역시 실적 발표 자료를 통해 내년 상반기 GDDR7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아직까지 GDDR7의 본격적인 양산 시점은 아니다. 이는 그래픽 카드를 만드는 AMD나 엔비디아 측에서 GDDR7을 지원하는 칩셋을 내년쯤 내놓을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에 SK하이닉스나 마이크론 역시 올해까지 기술 개발을 완료한 후 AMD와 엔비디아가 칩셋을 내놓는 시기에 맞춰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 HBM에 이어 GDDR도 시장 성장 가능성 높아


업계에서는 최근 삼성전자가 HBM3에서 SK하이닉스에 밀리는 모양새가 나오면서 자존심을 구겼지만 GDDR7 개발로 오랜만에 반도체 업계 맏형의 모습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특히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을 주관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서 차세대 메모리 제품을 연구하는 D램 개발실장과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사업부 최고기술책임자(CTO)를 교체하는 핀셋 인사까지 단행했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전체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80~90%를 차지하고 있는 DDR과 LPDDR(low power DDR) 시장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며 시장을 장악했다. 하지만 차세대 메모리로 불리는 HBM의 경우 수율도 낮고 생산 단가도 높아 단기간에 수익성이 크지 않다는 이유로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AI 기술 발달과 챗GPT 등장 등 고성능 메모리에 대한 새로운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향후 미래 반도체 시장의 주요 수요처는 HBM, GDDR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러한 변화를 감지한 삼성전자는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적극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SK하이닉스가 4세대 제품인 HBM3을 먼저 양산에 성공하면서 치고 나가갔다.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 늦으면 연말에 HBM3 양산에 돌입할 전망이다. 압도적인 기술력을 자랑해 온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뼈아픈 현실이다. 이에 D램 개발실장 교체 등을 통해 HBM 시장 주도권을 되찾겠다는 의지도 내보이고 있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 대표도 사내 메신저를 통해 "최근 삼성의 HBM3 제품이 고객사들로부터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HBM3, HBM3P가 내년에는 DS부문 이익 증가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GDDR 시장 역시 성장 가능성이 큰 만큼 향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배용철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상품기획팀 부사장은 "GDDR7 D램은 워크스테이션, PC, 노트북, 게임 콘솔 등 우수한 그래픽 성능이 요구되는 응용처에서 더욱 차별화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며, "프리미엄 그래픽 시장 수요에 맞춰 적기에 상용화하고 차세대 그래픽 D램 시장을 지속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
차세대 반도체 대전 3건의 기사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