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날갯짓
정규직 1만→8천명…사명 바꾼 뒤 인력 확보
①김동관 "떠난 분들 모셔오겠다"…채용 온기 도는 조선소
이 기사는 2023년 06월 27일 10시 2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수정 기자] 한화오션은 연말까지 경력 직원을 상시 채용할 계획이다. 한화오션으로 새 사명을 달고 진행한 첫 채용에는 예년 보다 2~3배 많은 지원자가 몰렸다.  


10년 이상 현장에서 구슬땀 흘리며 배를 만들던 숙련공들이 다 떠나고 외국인 근로자에 기대고 있는 상황이다. 선박 가격이 치솟으면서 배를 만들어 달라는 주문이 빗발치는데 일손은 턱없이 부족하다. 한화오션이 인적 자원에 다시 투자를 결심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한화오션은 이번 대규모 채용을 다시 없을 인력 확보의 기회로 보고 있다. 몇 명까지 뽑겠다는 제한을 두지 않고 적임자라 판단하면 즉시 채용할 계획이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 방문해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제공=한화)

◆구조조정 탓에 숙련공 하나둘 이탈


한화오션의 인력 구성은 생산직이 7이라면 사무직이 3이다. 이중에서도 조선소 현장 근무 직원이 대부분이다. 


문제는 장기간 이뤄진 구조조정에 휘말려 숙련공들이 하나둘 떠나고 필수 인력만 남았다는 점이다. 조선업 호황기로 불리는 지난 2006~2008년 사이 한화오션 직원수는 1000여 명 증가했다. 이후에도 1만명을 조금 넘는 수준을 유지하다가 2016년을 기점으로 그래프가 경사진 산 모양을 그리기 시작했다. 이맘 때 정부 주도의 조선업 구조개혁이 시작됐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한화오션의 부실이 공론화되면서 업계 전반으로 인력 구조조정이 번졌다"라며 "많은 직원들이 회사를 떠났다"라고 말했다.


지난 2016년 정부는 조선 3사에 직영인력을 기존 6만2000명에서 2018년까지 4만2000명으로 줄일 것을 당부했다. 그러면서 한화오션에는 2018년까지 41%의 감축 목표를 제시했다. 조선업 전반을 대상으로 한 자구안이지만, 사실상 한화오션 구조개혁인 셈이다. 


기간제 직원을 제외한 한화오션 직원수는 ▲2015년 1만2855명 ▲2016년 1만1137명 ▲2017년  1만144명 ▲2018년 9797명 ▲2019년 9461명 ▲2020년 9028명 ▲2021년 8625명 ▲2022년 8300명으로 매년 줄었다. 


한화오션은 작년 공개 채용을 진행해 신입·경력 합해 약 200명을 뽑았다. 그러나 올해 1분기 말 기준 정규직 직원은 8206명으로 오히려 작년 보다 줄었다.

 

*2023년은 1분기 기준.(제공=한화오션)

◆"적임자 다 뽑겠다"…현장직 중심 채용


한화오션이 규모에 제한을 두지 않은 파격적 채용을 진행하게 된 것은 경영진의 의지도 한 몫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지난달 방위산업 전시회 '마덱스'에서 취재진과 만나 "어쩔 수 없이 조직을 떠난 분들이 계시다"며 "다시 모셔 오고 추가적으로 다시 채용해 나아가야 할 단계다"라고 말했다. 


이번 공개 채용에는 예년 보다 많은 이력서가 들어왔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과거 대비 2~3배 가량 많은 지원자가 몰려 성황리에 진행되고 있다"라고 귀띔했다. 


한화오션의 수주 상황을 보면 올해 1분기 기준 수주 잔고는 28조2289억원으로 지난 2021년 말 기준 18조9970억원 보다 10조원 가량 순증했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올해 한화오션 예상 매출이 7조8500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현재 수주 잔고는 향후 3년간 영업을 하지 않아도 될만큼 넉넉한 상황이다. 


수주 잔고를 채웠으니 한화오션은 현장 일손부터 채울 예정이다. 채용 인원이 가장 많은 사업장도 단연 거제다. 공정 진행 현황을 살피는 관리직부터 예산과 운영 계획을 짜는 생산지원, 설비를 만지는 기술직 등 이탈이 많았던 생산과 설계 담당을 중심으로 채용할 계획이다. 


조선업이 유례없는 슈퍼 사이클을 맞았다는 점도 한화오션에게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반도체 수출이 줄고, 건설업 일감도 줄어들면서 숙련공들이 다시 조선소를 찾을 공산도 크다. 


시장 관계자는 "업황이 좋아지면서 조선업계 분위기도 예전과 다르다"라며 "최근 반도체 공사 일감이 줄어든 것은 인력 복귀가 시급한 조선업계에는 기회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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