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이 올해 공급할 주택 물량을 대부분 정비사업으로 구성했다. 부동산 시장의 미분양 위험이 여전한 만큼 사업 확대를 시도할 때가 아니라고 판단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2021년과 지난해 발생한 사고 2건에 대한 재판 결과와 행정처분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HDC현산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3조2983억원으로 전년(3조3639억원) 대비 2%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164억원으로 2021년(2734억원) 대비 57.4%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2944억원에서 1209억원으로 71.5% 급감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매출 대비 급감한 것은 분양시장 침체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다양한 요인이 종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일부 사업장에 대한 충당금을 설정하며 손실에 대비한 것도 수익률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사업부문별 실적을 살펴보면 전반적으로 매출이익률 감소가 눈에 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외주주택 부문의 지난해 별도 매출액은 1조7015억원으로 전년(2조48억원) 대비 15.12% 감소했다. 매출이익률은 13.7%에서 5.1%로 8.6%포인트 하락했다.

가장 매출효율이 좋았던 자체주택 부문 매출액 역시 5430억원에서 4464억원으로 줄었고 매출이익률은 27.7%에서 15.9%로 11.8%포인트 내려갔다. 주력 분야의 매출이익률이 하락하면서 전체 매출이익률 역시 16.2%에서 8.9%로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HDC현산은 지난해 부진했던 실적을 올해 개선하기 위해 서울과 수도권, 도시정비사업 중심의 주택 공급을 추진할 계획이다. 서울과 수도권은 지방 부동산보다 미분양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다. 도시정비사업 역시 조합 등이 일정 규모의 분양수요를 갖고 있어 자체주택 사업이나 민간도급사업 대비 안정적이라는 장점을 갖고 있다.

실제로 회사의 주택공급계획을 살펴보면 올해 공급 예정인 현장 14개 중 12개가 도시정비사업을 통해 공급하는 현장이다. 가구 수로 따지면 전체 1만521가구 중 8802가구로 83.7%를 차지한다.

입주 예정인 사업 현장 역시 정비사업의 비중이 월등히 높다. 올해 입주가 예정된 10개 사업장 중 민간 수주와 자체주택사업으로 추진한 사업장은 4곳으로 지난 1월부터 오는 3월까지 입주를 진행한다. 이후 전체 1만2324가구 중 8465가구(68.7%)에 달하는 물량의 입주를 11월까지 진행할 계획이다.

HDC현산 관계자는 "시장에서는 지방 미분양 확산이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대비하고 실적을 안정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서울과 수도권, 광역시 중심의 주택 공급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회사는 올해 연결 기준 목표 매출액을 지난해 3조2983억원에서 3조9652억원으로 16.8% 상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