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해운대마린원피에프브이(PFV)는 부산 홈플러스 해운대점을 지하 8층~지상 48층 규모의 업무시설 및 근린생활시설, 판매시설로 개발할 예정이다. 해운대마린원PFV는 이 개발사업의 주체로, 중소형 디벨로퍼인 이스턴투자개발과 SK에코플랜트, NH투자증권 등이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앞서 이스턴투자개발 측은 지난해 9월 홈플러스 해운대를 인수했다. 홈플러스 해운대는 오는 8월 1층 상가를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폐점해 올해 9월 영업을 종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건물을 철거해 본격 개발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이스턴투자개발 측이 대외적으로 밝힌 개발방침은 48층 규모의 고층 업무시설이다. 우선 소액 투자가 가능하고 공간 효율성이 뛰어난 섹션 오피스 개발이 주요 시나리오로 지목된다. 입지와 교통이 우수한 이 곳에 실수요 기업이나 임대 투자 수요를 노려볼 수 있다는 계산이다. 

다만 주변에 초등학교가 있고 주거단지가 밀접해 있어 오피스 개발은 매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꾸준하다. 앞서 이스턴투자개발 측은 4050억원의 적잖은 자금을 들여 홈플러스 해운대를 인수했다. 전체 대지면적 1만9450.9㎡(5883.8평)를 감안하면 3.3㎡당 6883만원이다. 같은 해 5월 홈플러스 부산연산점이 3.3㎡당 2958만원, 같은 해 10월 남천 메가마트 부지 등이 3.3㎡당 6483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고액을 들여 땅을 매입한 것이다.

비싼 가격을 주고 땅을 산 만큼 개발이익을 얻으려면 주거 기능이 들어간 시설을 지을 거란 관측이 제기된다. 주거용 오피스텔이 대표적이다. 다만 용도구역과 지구단위계획상 주거 시설은 들어설 수 없는 곳이다. 공동주택 및 주상복합은 물론 오피스텔 역시 불허하고 있다. 해당 지역의 용도규제표를 보면 업무시설은 가능하지만 '오피스텔 제외'라고 돼 있다. 건축법 적용을 받는 오피스텔은 용도구분상 업무시설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이스턴투자개발 측이 사업성을 높이기 위해 용도변경을 통한 주거용 오피스텔 개발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마린시티 입지를 고려했을 때 오피스 개발은 메리트가 부족하다"며 "주변 시설을 보면 고층 오피스가 들어올 만한 지역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스턴투자개발은 지난해 6월 말 홈플러스 해운대 인수 계약을 체결하고 9월 인수 작업을 매듭지었다. 하지만 현재까지도 인허가 절차를 밟지 않고 있다. 이스턴투자개발과 SK에코플랜트는 "현재 인허가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해운대구청 담당자도 "아직 홈플러스 해운대점과 관련한 인허가 서류를 사업자 측으로부터 받은 게 없다"고 말했다. 

이스턴투자개발 관계자는 48층 고층 업무시설 개발계획에 대해 "아직 확정이 아니다"라며 "사업성을 높이고 최적의 상품을 제공하기 위해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피스텔을 지을 수 있도록 용도변경을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앞서 이스턴투자개발은 홈플러스 해운대를 인수하기 위해 5050억원 규모의 브릿지론을 조달했다. 부동산 침체가 본격화하는 시점에도 브릿지론 대주단에는 새마을금고 연합을 비롯해 롯데카드, 신한캐피탈, 키움저축은행, 오케이저축은행 등 수십여곳이 참여했다. 당시 대주단은 이 곳의 사업성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