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 해운대점 매각주관사로 딜로이트를 선정해 이날 입찰을 실시했다. 딜로이트는 최근 원매자들에게 투자설명서를 배포하며 마케팅 작업에 나섰다. 

현재 5~6곳의 대형 디벨로퍼와 건설사들이 홈플러스 해운대점 매입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이 곳 부지의 용도구역(일반상업지역) 및 지구단위계획상으로는 주거시설이 들어설 수 없어 고민이 깊은 것으로 전해졌다. 개발업계 관계자는 "이 곳은 소위 핫한 땅이라 예전부터 관심을 많이 받았다"며 "다만 주거가 못 들어가는 제약 탓에 면밀한 사업성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반상업지역에는 원칙적으로 주상복합과 같은 공동주택이 들어설 수 없다. 세부 지구단위계획에 따라 건축이 가능하긴 하지만(공동주택 면적이 연면적의 90% 미만), 해당 부지는 수영만매립지 제1종지구단위계획상 주거시설 등이 불가능한 곳이다. 홈플러스 부지와 같은 지구단위로 묶인 바로 옆 땅에서도 과거 주상복합과 레지던스, 콘도 등 대규모 고층 개발을 추진했으나 번번히 무산됐다.

당초 홈플러스 해운대점 매각가는 3000억~4000억원대가 거론됐지만 현재는 2000억원 수준에서 얘기가 오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MBK파트너스 측은 이 곳을 라이브 오피스로 개발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라이브 오피스는 사무용 업무 공간에 일부 주거 기능을 추가한 오피스 파생상품이다. 용도상 업무시설이지만 상품 구성으로 보면 주거용 오피스텔과 거의 같다. 주로 지식산업센터 내 지원시설인 기숙사를 대체하는 시설로 공급한다. 주택 규제를 피할 수 있어 지난해부터 투자상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화성 동탄, 경기 하남 등에서 상당한 물량이 공급됐다.

다만 규제 회피 수단이라는 편법 지적이 있다는 점은 향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이를 문제 삼아 허가를 내주지 않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지훈 지식산업센터114 대표는 "라이브 오피스는 분양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주거 기능을 넣은 쪼개기 상품"이라며 "동탄에서는 이미 많이 공급돼 허가가 잘 나는 편이지만 다른 지자체에서는 불허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이어 "라이브 오피스도 요즘 지산과 같이 중소기업 등 실수요자를 대상으로 분양을 하는 게 아니라 투자자들한테 분양하는 것"이라며 "만약 해운대 마린시티에 라이브 오피스를 공급한다면 분양 자체는 잘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근 주민들의 반대도 부담스럽다는 지적이다. 주변 대우마리나, 해운대 아이파크, 위브더제니스 아파트 등 인근 주민들은 해당 부지에서 민간사업자의 고층 개발을 반대해 오고 있다. 김호웅 전 대우마리나비상대책위원장은 "대규모 고층 개발로 주민들이 소음먼지, 교통 문제로 큰 불편을 겪을 것"이라며 "민간의 영리 목적 난개발이 아니라 공원, 도서관, 문화시설과 같이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