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정희수 생명보험협회장이 초고령화 사회에서 생명보험 서비스가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생명보험사의 요양업 등 헬스케어 분야 진출 활성화를 위한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 회장은 13일 서울 광화문 생명보험교육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국내 노인 빈곤율이 가장 높다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 사적연금이 활성화돼야 한다"며 "생보산업은 사적 영역에서 국민의 노후를 책임지는 대표적 사회안전망으로 역할을 재정비하고 한 단계 도약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국내 노인빈곤율은 39.3%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2019년 OECD 평균 노인빈곤율이 13.5%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국내 노인빈곤율은 OECD 평균의 3배 가까운 수준이다. 이에 더해 최근 금융시장의 불확실성과 경기침체의 한파가 더해지면서 국내 노인빈곤 문제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정 회장은 "가장 보편적이고 일차적 노후 대비 수단으로 꼽히는 국민연금의 경우 소득대체율 저하와 재정고갈 위기 등으로 개혁이 불가피하다"며 "공적 영역을 통한 해결에만 의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생명보험업계는 사적연금 활성화를 위해 사회안전망 기능이 강화된 상품 및 서비스 제공에 힘을 쏟기로 했다.

정 회장은 퇴직연금 및 연금계좌의 장기 연금수령을 유도하기 위해 조세혜택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10년을 초과하는 퇴직급여 및 종신 연금수령에 대한 소득세 감면율 확대 ▲연금계좌의 저율 분리과세 한도 확대 등 세제개편이 추진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 회장은 퇴직연금 시장에서 생명보험 상품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연금보험상품의 설계 규제 완화 및 관련 신상품 출시 지원 등에 나설 예정이라고 전했다.  

정 회장은 보건의료 데이터 활용 여건을 조성하고 디지털 혁신에 힘을 쏟는다는 계획도 밝혔다. 디지털 환경에 맞춰 생활밀착형 플랫폼 서비스의 활성화를 지원하고 고령자 친화적인 디지털 비대면 보험모집 프로세스를 구축하기로 했다. 

그는 고령화사회에 대비해 생보업계가 양질의 시니어 서비스를 공급할 수 있도록 요양, 상조 등 시니어케어 진출이 활성화돼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생명보험사의 요양업 진출 활성화를 위한 규제개선과 상조업 진출 기반 마련 등에 힘을 쏟기로 했다. 그는 "헬스케어분야에 우리 생보업이 과감하게 진출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며 "요양 헬스케어 분야에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정 회장은 생보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기반 조성을 위해 ▲사업다각화 및 경영효율성 제고를 위한 규제개선 ▲IFRS17 및 K-ICS 연착륙 지원 ▲실손보험 제도 정상화 등을 추진 과제로 꼽았다.

정 회장은 "생명보험 자체가 요람에서 무덤까지 생애 전반을 보살피는 '토탈 라이프케어' 기능을 갖추도록 힘쓸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