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한보라 기자] LG디스플레이가 올해 전략으로 '비용의 효율화'를 꼽았다. 

지난해 LG디스플레이는 전자기기 불황에 국내 TV용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생산 종료가 겹쳐 역대급 어닝쇼크(실적 충격)를 겪었다. 실적악화와 불확실한 거시경제 환경에 반등 시기를 점치도 어렵다. 이러한 상황에서 비용 효율화를 통한 긴축 경영으로 당장의 위기를 넘어서겠다는 것이다. 이후 수요와 매출이 확정된 수주형 사업에 무게 중심을 두고 안정적인 경영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가 올해 설비투자 규모를 전년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일 것으로 관측된다. 수익성이 제한적인 LCD 패널 중심으로 가동률을 줄여 인건비 등 운전자본 절약도 꾀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외부 차입을 자제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LG디스플레이의 이러한 움직임은 지난해 기록한 저조한 성적표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는 27일 공시를 통해 지난해 연간 영업손실 2조850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적자 전환했다고 밝혔다. 연간 매출은 26조1518억원으로 12.5% 감소했다. 이는 증권가 컨센서스(실적 전망치 평균)도 크게 하회한 값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LG디스플레이의 영업적자 추정치는 1조8856억원으로 예상됐다.

저조한 실적뿐만 아니다. 지난해 매출을 비롯해 현금흐름도 둔화됐다. 지난해 연간 매출은 26조1518억원으로 전년대비 12.5% 감소했다. 현금성자산은 3조547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20.8% 줄었다. LG디스플레이 측은 올해 상반기까지는 불경기에 따른 매출 부진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매출을 통한 현금 유입이 어려워지자 투자를 포함한 대규모 비용 축소에 돌입했다.

김성현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 말 국내 7세대 TV용 패널 팹(공장)은 완전히 생산을 중단했고 중국 8세대 LCD 패널 팹도 올해부터 50% 수준으로 축소 운영할 계획"이라며 "OLED 패널 관련해서도 고강도 생산조정에 돌입해 지난해 4분기 재고자산 규모는 전기대비 약 1조6000억원 줄었다"고 밝혔다.

최근 관련 업계는 전방수요 악화에 따른 패널 단가 하락 현상을 막기 위해 생산공장 가동률 조정에 나섰다. LG디스플레이는 고강도 재고조정을 통해 패널 단가 이슈가 오는 상반기 중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재고조정 노력으로 인한 비용 절감 효과는 약 1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올해 자본적투자(CAPEX) 목표 금액은 전년대비 42.3% 줄인 3조원 수준으로 결정했다. 수주형 사업과 생산 설비를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경상투자만 집행한다는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는 저조한 실적과 자본적투자 금액 감소 등 자사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확대되는 것을 의식한 듯 올해 설비투자 규모가 전년대비 크게 줄어든 이유로 지난해부터 수주형 사업 위주의 투자를 집행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예정됐던 투자를 지난해 일부 앞당겨 진행한 측면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운전자본을 확보하기 위한 외부 차입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김 CFO는 "차입에 의존하지 않고서도 유동성을 확보하는 여러 가지 방법이 시장에 존재한다"며 "그런 방법을 충분히 활용해서 현금관리 문제로 우려를 끼치지 않겠다고 약속드린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