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전자 제품이 주를 이뤘던 CES 행사에 자동차 관련 업체들이 잇따라 참여해 관심을 모으는 것. 시장은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인 자율주행 관련 기술이 전자 분야와 연결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3일 CES 주최 측인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에 따르면 CES 2023에는 약 300여개 자동차 관련 업체가 참가한다. 자동차 부문 전시구역인 웨스트 홀의 경우 전년보다 25%가량 면적을 넓히는 등 역대 최대 규모다. 

글로벌 완성차업체에선 스텔란티스,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폭스바겐 등이 참여한다. 또한 현대모비스, HL만도, 보쉬와 같은 자동차부품사와 더불어 모빌리티 관련 기술을 다루는 여러 스타트업들도 참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업체들은 이번 CES에서 전동화 시대 개막에 맞춰 각종 모빌리티 기술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푸조, 지프 등 14개 브랜드를 보유한 스텔란티스는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모빌리티 전략을 공개한다. 동시에 순수 전기트럭 '램 1500 레볼루션' 콘셉트카도 선보인다. 

벤츠도 마찬가지로 중장기 전동화 전략을 새롭게 발표한다. 여기에 향후 전기차 라인업에 탑재될 차세대 ADAS(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를 함께 공개해 진일보된 기술력을 뽐낸다는 계획이다. 

BMW는 '노이에 클라세'로 불리는 전기차 전용 새 플랫폼을 내놓는다. 특히 기조연설자로 나서는 올리버 집세 BMW그룹 회장은 모빌리티의 미래가 현실과 가상 세계를 통합하게 될 모습을 제시하면서 BMW가 추구하는 '궁극의 디지털 드라이빙 머신'에 대한 비전을 역설할 예정이다.

아우디는 차량 내 가상현실(VR)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홀로라이드'를 선보인다. 폭스바겐의 경우 소프트웨어 부문 자회사인 카리아드(Cariad)가 처음으로 참여해 관련 솔루션 기술들을 내놓는다.

완성차업체에 탑재할 각종 첨단 장비를 개발하는 국내외 부품사들의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에서는 현대차·기아를 대신해 현대모비스가 대표선수 격으로 참가해 목적기반차량(PBV) 콘셉트 모델 엠비전 TO와 엠비전 HI를 핵심 콘텐츠로 공개한다.

현대차 벤더사인 HL만도는 자율주행 자회사인 HL클레무브와 함께 전동화 시스템 및 자율주행 솔루션 라인업을 선보인다. LG이노텍도 ADAS용 카메라 모듈을 비롯한 전장 신제품을 대거 공개한다.

이 밖에 독일 업체 보쉬는 완전자율주행 수준으로 불리는 '레벨4'를 겨냥한 차세대 라이다(Lidar), 앞·뒷좌석 각각의 탑승객에게 특화된 에어백 신기술을 뽐낸다. 글로벌 최상위 부품사로 꼽히는 마그나, 콘티넨탈 등도 ADAS 등과 관련한 최신 기술을 선보인다.

이처럼 기존 CES에선 완성차업체 위주의 신형 모델을 공개하는 데 그쳤지만, 올해엔 소프트웨어·ADAS 등 전기차에 탑재되는 기술들을 뽐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만큼 자동차 업계에서는 미래 전기차의 핵심 가치가 '껍데기(완제품)'보단 'IT(모빌리티)' 부문에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자동차가 전동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점차 전자제품화 돼가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시장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전기차 시장이 커질수록 핵심 경쟁력은 자율주행과 소프트웨어와 같은 모빌리티 분야에 있다"며 "완성차 업체들이 산하 계열사에 잇따라 관련 업체들을 편입시키고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