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컴투스는 올해 게임, 콘텐츠, 블록체인 경제 시스템, 메타버스를 포괄하는 디지털 패러다임의 선두주자로 발돋움하려 한다."

송재준‧이주환 컴투스 각자대표가 2022년 신년사에서 했던 말이다. 컴투스를 단순한 게임사가 아닌 종합 콘텐츠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각오 아래 사업 다각화를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이 말에 따라 컴투스의 2022년을 돌이켜보면 희비가 엇갈린 한 해로 볼 수 있다. 본업인 게임에서는 아쉬움을 남긴 반면 콘텐츠 분야에서는 일정 이상 성과를 거뒀다. 블록체인 분야에서는 각종 악재를 만났지만 메타버스 분야는 상용화 준비과정을 차곡차곡 밟고 있다. 

◆ 영업이익 급감에도 '재벌집 막내아들' 흥행은 신바람

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컴투스가 2022년에 비교적 나쁜 실적을 거둔 배경에는 다양한 요인이 깔려있다. 컴투스는 1~3분기 연결기준 누적 영업이익 27억원을 올렸는데 전년 동기 415억원 대비 93.5% 급감한 수준이다. 4분기 실적 추정도 밝지 않은 편이다.

가장 큰 원인은 2021년 8월 미디어 기업인 위지윅스튜디오 지분 38%를 인수하면서 연결기준에도 편입한 점이다. 위지윅스튜디오는 2022년 1~3분기 누적 영업손실 158억원을 봤는데 이 손실의 일부가 컴투스 재무제표에도 반영되면서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들었다. 

컴투스의 본업인 게임 부문 매출이 2022년 다소 아쉬웠던 점도 실적 부진에 영향을 미친 요소로 꼽힌다. 컴투스는 3분기 연결기준으로 게임 부문 매출 3648억원을 올렸는데 전년 동기 3826억원 대비 4.6%가량 감소했다.  

핵심 수익원인 '서머너즈워: 천공의 아레나' 매출이 하향 안정화되는 가운데 뒤를 이을 만한 글로벌 흥행작이 쉽게 나오지 않고 있다. 2022년 8월 한국에서 출시된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서머너즈워: 크로니클'도 초기 흥행을 이어가지 못했다. 

컴투스는 2022년 11월 북미에 서머너즈워: 크로니클을 출시한 것을 시작으로 글로벌 수익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남미, 유럽, 아시아 등을 대상으로 서머너즈워: 크로니클의 사전 예약을 시작하면서 글로벌 시장 공략을 확대하고 있다. 

위지윅스튜디오 지분 인수는 컴투스의 올해 실적 악화를 불러왔지만 연말 호재로 작용하기도 했다. 위지윅스튜디오가 제작 및 투자를 맡고 이곳의 관계사인 래몽래인이 제작한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이 크게 흥행했기 때문이다. 

물론 재벌집 막내아들로 컴투스가 얻는 이익이 많진 않다. 컴투스는 위지윅스튜디오 지분을 38%가량만 쥐고 있고 위지윅스튜디오도 래몽래인 지분 20.1%만 보유한 만큼 실제 재무제표에 반영되는 매출은 적은 편이다.

그러나 컴투스는 재벌집 막내아들의 성공을 고무적으로 보고 있다. 컴투스가 미디어 콘텐츠 사업을 본격화한 지 2년도 되지 않았는데 재벌집 막내아들의 흥행을 이끌어내면서 관련 업계에서 입지를 다질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컴투스 관계자는 "2023년에도 작품 30여편을 준비 중인데 재벌집 막내아들의 성공을 기반으로 성과를 더욱 본격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 번 성공한 IP(지식재산권)은 2차 저작물이나 해외 판매 등으로 수익을 다각화할 수 있다는 점도 유리하다"고 말했다.

◆ 엑스플라와 컴투버스 2023년 본격화

컴투스는 모기업 컴투스홀딩스에서 구축한 엑스플라(XPLA) 플랫폼을 통해 블록체인 게임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컴투스홀딩스가 엑스플라 사업 전반을 담당한다면 컴투스는 블록체인 게임을 개발해 엑스플라 플랫폼에 올려놓는 방식이다. 

컴투스그룹의 기존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은 테라 메인넷을 채택한 C2X였지만 올해 테라-루나 사태가 터지면서 우여곡절을 겪었다. 그 뒤 자체 메인넷인 엑스플라를 구축했지만 엑스플라가 상장되어 있던 가상자산 거래소 FTX가 파산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런 상황에서 컴투스의 블록체인 게임 역시 2023년은 되어야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는 컴투스가 내놓은 게임 가운데 '서머너즈워: 백년전쟁'과 '아이들 루카'가 블록체인 게임으로서 엑스플라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컴투스는 2023년 '미니게임천국', '낚시의 신: 크루', '골프스타 챔피언십' 등을 블록체인 게임으로 만들어 엑스플라 플랫폼에서 서비스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 뒤에 나오는 신작 역시 블록체인 게임화를 염두에 두고 개발하기로 했다. 

메타버스 분야에서는 자회사 컴투버스가 개발 중인 동명의 플랫폼 '컴투버스'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컴투스는 8월 미디어발표회에서 2022년 안에 컴투버스 베타테스트를 하겠다고 밝혔다. 그 뒤 12월부터 컴투스그룹 직원 수백명을 대상으로 가상오피스 입주를 시작했다.

컴투스는 사내 베타테스트를 거쳐 2023년 1분기에 컴투버스 파트너사 대상으로 가상오피스 서비스에 나설 계획이다. 그 뒤 2023년 3분기에 파트너사가 아닌 기업에게도 서비스를 확대하기로 했다. 일반 개인 대상의 상용화 시점은 2024년 1분기로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