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루나·테라의 공동 창업자 신현성 전 대표가 보유 중이던 성수동 부동산의 매각을 추진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부지는 서울에서도 인기가 높은 성수동에 위치했지만 최근 금리 인상으로 자금조달에 난항이 예상되자 매수 문의가 끊겼고 결국 매각 의사를 철회했다. 

신 전 대표는 올해 5월 전 세계 가상화폐 시장을 뒤흔든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로 꼽힌다. 가상화폐 '테라·루나' 발행사 테라폼랩스를 권도형 대표와 함께 창립했다. 권 대표가 해외에 머물며 귀국하지 않는 가운데 신 전 대표는 최근 강도 높은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2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신 전 대표의 한앤준은 지난 10월부터 성수동2가의 옛 종로화물자동차 기숙사 부지의 매각을 추진했다. 이 부지는 서울시 성동구 성수동2가 314-9번지 일원에 위치하고 있다. 대지면적은 1368.6㎡로 종로화물자동차가 1966년 취득한 뒤 지상 4층 규모의 기숙사를 조성해 운영하고 있었다.

이 부지는 지하철 2호선 성수역과 140m 거리를 두고 있어 대중교통 접근성이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근에 무신사와 크래프톤, 쏘카 등 다수의 스타트업 기업에 들어서 있어 '스타트업 클러스터'로 주목 받고 있다. 이외에도 연예기획사 SM, 라이언하트엔터테인먼트 등 다수의 연예기획사와 의류 제조업체가 인근 건물에 입주해 있다.

한앤준은 지난 4월 6일 설립한 회사로 신현성 전 대표가 사내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4월 28일 해당 부지를 662억원에 매입하고 오피스 빌딩 개발을 위해 PF 대출을 추진했으나 성사되지 않았다. 이후 지난 10월부터 급매를 추진했다.

당시 알려진 희망 매각가는 620억원이다. 대지면적 기준 3.3㎡당 1498만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며 매입 당시(662억원) 보다 40억원 이상 낮은 가격으로 급하게 매각을 추진했다. 그러면서 계약 후 1개월 내 잔금을 지급하는 조건을 내걸었다.

최근 매각을 완료한 성수동의 10개 부지 중 3.3㎡당 가격이 신 전 대표의 부동산보다 낮았던 곳은 3곳에 불과하다. 이중 3.3㎡당 가격이 가장 낮은 부지는 성수동 2가 269-208 일원에 위치한 2968㎡ 규모의 공장 부지로 1100억원(3.3㎡당 1348만원)에 매각을 완료했다. 나머지 부지 7곳은 성수역 등 지하철역과 상대적으로 거리가 멀었음에도 신 전 대표의 부동산보다 비싼 가격에 팔려나갔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서울에서도 인기가 높은 성수동의 부동산을 매입한지 반년만에 가격을 낮춰 급매를 추진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며 "당시 시장에서도 신 전 대표의 부동산 매각 추진 배경에 대해 설왕설래가 오갔다"고 말했다. 

한앤준은 매각이 성사되지 않으면서 최근 자체개발사업 추진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매각 당시 연면적 1만494㎡ 지상 높이 약 44m에 이르는 오피스 빌딩의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상 용적률은 480%, 지하 용적률은 288%로 추정했으며 공사비와 토지 매입비 포함 총 개발원가는 1044억원으로 추정했다.

개발업계 관계자는 "여러 곳에서 매각 문의가 들어오긴 했지만 만족스러운 조건을 제시한 곳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매각을 철회한 것으로 안다"며 "매입가보다 싸게 처분하려 했지만 시장 분위기가 악화하면서 이마저도 실패하고 최근 오피스 개발사업으로 선회한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