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일동제약과 일본 시오노기 제약이 공동 개발한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조코바'에 대한 국내 허가설이 확산되고 있다. 다만 여전히 낮은 코로나19 치료제 처방률과 경쟁 약들의 재고 문제 등으로 출시가 돼도 실제 처방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질병관리청은 지난달부터 일동제약과 시오노기가 공동 개발한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조코바 긴급사용승인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요청할지 검토 중이다. 검토 완료 시점은 예상하기 어렵지만 시장에서는 연내 허가여부가 나올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일본 정부가 지난달 조코바에 대한 긴급사용을 승인한 것도 긍정적인 해석이 가능하게 하는 요소 중 하나다. 일본 정부 내에서도 조코바의 유효성에 대한 부정적 의견이 존재했다. 하지만 시오노기는 임상을 통해 코로나19 주요 5개 증상(코막힘·콧물·인후통·기침·발열) 완화 효과를 입증했다.

최근에는 일본 정부가 시오노기를 통해 조코바 100만명분을 추가로 구입하며 더욱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본 내에서 긍정적인 뉴스가 연이어 나오며 일동제약 조코바의 국내 허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며 "일각에서는 연내 허가결정이 나올 것이라는 일명 '허가설'도 확산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조코바가 국내 보건당국으로부터 긴급사용승인을 받더라도 실제 처방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결돼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는 지적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코로나19 치료제의 낮은 처방률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11월 5주차(11월27일~12월3일) 60세 이상 환자에 대한 먹는 치료제 평균 처방률은 33.9% 수준이다. 올해 초 10%대 처방률에서 소폭 증가하긴 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A대학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의료진에 대한 코로나19 처방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다보니 실제 환자로의 처방률은 낮은 편"이라며 "정부가 지침을 내리고 줌미팅 등으로 강의를 하고 있지만 이것으로는 부족하다. 보다 적극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보건당국도 이 같은 문제를 인지하고,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주요 처방군인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대국민 캠페인을 펼치고 있지만 아직은 역부족이다.

처방률이 낮다보니 경쟁 약들의 재고도 쌓여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는 화이자의 '팍스로비드'와 미국 머크앤드컴퍼니(MSD)의 '라게브리오'가 환자들에게 처방되고 있다. 경쟁약의 재고는 조코바가 실제 처방으로 이어지는 것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약국 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에 비하면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처방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면서도 "그럼에도 여전히 재고는 쌓여있다. 최근에는 사용기한 만료가 임박한 제품들 위주로 들어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조코바 처방이 이뤄질 주요 환자군이 60세 이상의 고위험군이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경쟁력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존 경구용 치료제들은 기저질환자, 면역저하자 혹은 만 60세 이상 고령자 위주로 처방하고 있다.

무증상이나 경증, 중등증에 해당하거나 젊은 층인 코로나19 감염자에게는 처방이 어렵다는 말이다. 실제 이 같은 환자군에게는 치료제가 아니라 해열제 등 증상 완화제 처방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없애는 항바이러스제는 아니다 보니 치료를 하고 감염 전파력을 차단하는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다.

제약업계의 한 관계자는 "조코바의 투여 대상군이 기존 경구용 치료제보다 더 광범위할 수 있다"며 "대체로 가벼운 증상을 앓고 지나가는 현 시점에서는 오히려 더욱 적절한 치료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