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의 개인회사인 케이큐브홀딩스(KCH)를 금산분리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다. 케이큐브홀딩스는 공정위의 판단에 반발하면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공정위는 카카오 계열사인 케이큐브홀딩스가 보유한 카카오‧카카오게임즈 주식에 의결권을 행사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리고 케이큐브홀딩스 법인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고 15일 밝혔다. 

옛 공정거래법 제11조에 따르면 카카오처럼 자산 규모 10조원을 넘어서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계열사이면서 금융과 보험업을 영위하는 회사는 취득 또는 소유한 국내 계열사 주식에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이 법률 조항을 케이큐브홀딩스가 어겼다는 것이다. 

케이큐브홀딩스는 2007년 설립됐을 때 소프트웨어 개발업과 임대업 등을 주요 업종으로 등록했지만 관련 수익은 매우 적은 수준이다. 반면 2020~2021년 전체 수익 중 금융수익이 전체 95%를 넘어서는 만큼 금융업을 영위하는 회사로 봐야 한다고 공정위는 판단했다. 

케이큐브홀딩스는 2020년 7월 임시주주총회에서 사업목적에 '유가증권 투자 및 기타 금융투자업'을 추가하는 내용으로 정관을 개정했다. 같은 달 사업자등록증에 영위업종으로 '기타 금융투자업'을 추가하기도 했다. 공정위는 이것 역시 케이큐브홀딩스를 금융회사로 판단한 이유로 제시했다. 

카카오는 2019년 5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그러나 케이큐브홀딩스는 카카오와 카카오게임즈의 2020‧2021년 정기주주총회에서 보유주식 전체 의결권을 행사했다. 케이큐브홀딩스는 2021년 기준 카카오 지분 11.54%, 카카오게임즈 지분 1%를 쥐고 있다.

특히 카카오가 2020년 3월 연 정기주주총회 안건 중 이사회 소집기간을 7일에서 3일로 단축하는 안건은 케이큐브홀딩스의 '찬성' 의결권 행사가 없었다면 부결됐을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국민연금공단과 일부 소액주주는 독립적인 사외이사의 참석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 의사를 밝혔다. 

공정위는 "케이큐브홀딩스의 의결권 행사로 인해 의결 결과가 뒤바뀐 안건이 존재하는 점을 고려할 때 법 위반이 중대하다고 판단해 고발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는 금산분리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그러나 공정위는 케이큐브홀딩스가 카카오와 카카오게임즈의 최다 출자자가 아닌 만큼 법령상 지주회사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케이큐브홀딩스는 공정위로부터 공식 의결서를 받은 뒤 내부 검토를 통해 행정소송이나 집행정지신청 등 법적‧제도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케이큐브홀딩스는 "공정위의 검찰 고발에 따른 조사 진행시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고 적극 소명할 계획"이라며 "소명하고자 하는 내용은 케이큐브홀딩스가 금융업 영위 회사가 아님에도 공정위에서 케이큐브홀딩스를 금융회사로 해석해 의결권을 제한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케이큐브홀딩스는 금융회사의 본질적 특징으로 제3자의 자본을 조달해 사업하는 회사를 제시했다. 반면 케이큐브홀딩스는 자기 자금으로 카카오 지분을 취득했고 보유 자산을 운영 및 관리하는 금융상품 소비자인 만큼 금융회사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2020년 7월 정관 내 사업목적에 기타 금융투자업을 추가한 것에 대해서 케이큐브홀딩스는 "비금융회사인데 주식 배당수익이 수입의 대부분이 된 사례는 한국표준산업분류상 마땅한 분류를 찾기 어려웠기 때문에 취한 조치"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