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성희 기자] Sh수협은행이 예금보험공사(예보)와의 경영정상화 이행약정(MOU) 목표 달성 부담에서 벗어났다. 국채 매입을 통해 공적자금을 조기상환함으로써 MOU는 해지됐다. 1인당 영업이익, 판매관리비 준수 등의 목표 등에서 자유로워지면서 수협은행의 경영 자율성이 대폭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예보에 따르면 수협은행은 공적자금을 조기상환하면서 예보에 더 이상 경영정상화 계획안을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수협중앙회는 1997년 IMF 외환위기 이후 경영난으로 2001년 예금보험공사로부터 신용사업부문에 1조1581억원의 공적자금을 지원 받았다. 이후 2016년 수협은행이 수협중앙회 신용사업부문에서 분리, 출범하면서부터 은행의 배당금으로 공적자금을 상환했고 은행은 해마다 예보와 경영정상화 계획 이행 약정을 체결해 왔다.

수협은행은 공적자금의 원활한 상환을 위해 경영정상화 계획을 예보에 제출해 왔으며, 예보는 계획안이 미흡할 경우 내용 변경을 요구하고 사후에도 MOU 목표를 지속 점검했다. 즉, 경영에 간접적으로 관여해온 것이다.

수협은행과 에보의 MOU 목표는 재무비율 목표 5가지와 비재무부문 4가지로 나뉜다. 재무비율 목표 5가지는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총자산순이익률(ROA) ▲1인당 영업이익 ▲순고정이하여신비율 ▲판매관리비용률 등이다.

다만 수협이 지난 9월 잔여 공적자금 7574억원을 예보에 국채로 지급, 조기상환하면서 이러한 MOU 목표 의무에서도 완전히 벗어나게 됐다. 

예보 관계자는 "과거에는 재무지표를 바탕으로 한 계량지표와 경영상 목표 등 비계량지표를 정해 놓고 사후적으로 달성 여부를 분기마다 점검을 했다"며 "하지만 국채를 수령한 9월말 MOU를 해지하면서 간접적으로도 수협은행 경영에 관여할 수 있는 채널이 아예 없어졌다"고 밝혔다. 국채로 공적자금을 상환하면서 회수의 담보가 강화됐기 때문이다.

다만 아직 국채(최대 5년물) 만기 전까지 공적자금의 완전 상환이 완료되지 않았다고 보기 때문에 기본적인 금융기관의 건전성 지표는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예보 관계자는 "BIS 자기자본비율과 순고정이하여신비율 두 가지 항목은 금감원에서도 적정 수치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정하고 있기 때문에 재부실화 여지를 미연에 방지하는 차원에서 최소한의 모니터링은 유지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모니터링의 차원이지 이전과 같이 목표 미달성 시 제재 조치를 취하는 구속력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은행권 관계자는 "수협은행이 예보와의 MOU 목표 달성 부담에서 벗어나게 됐다"며 "경영자율성이 크게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