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6월 아이앤비코퍼레이션(이하 인베스트앤비욘드)을 설립했다. 신사업에 대한 컨설팅과 투자 업무를 담당하는 회사로, 한국타이어가 100% 출자했다. 

사업목적은 ▲기업 인수합병의 중개 ▲기업경영 자문 등이 올라가 있다. 한국타이어가 투입한 최초투자액은 201억원 가량이다. 인베스트앤비욘드는 설립 당시 99억원 규모의 사모 전환사채(CB)도 발행했다. 초기 자본금을 기반으로 그동안 눈 여겨보는 사업에 대한 컨설팅과 투자 업무를 전담하고 있다. 대표는 한국타이어 재무통 중 하나인 경영지원총괄 소속 박정수 상무가 맡고 있다. 

그간 한국타이어그룹은 신성장동력 발굴에 집중해 왔지만 아직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진 못했다. 실제 KT렌탈을 비롯해 대우로지스틱스, 동부익스프레스 등에 대한 M&A를 시도해 왔으나 의미있는 성과는 없었다. 올 상반기까지 이어진 형제간 경영권 다툼도 추진 동력을 잃는 데 한 몫 했다.

올 3분기 말 기준 타이어 사업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약 97%에 달하는 한국타이어로선 신성장 동력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특히 타이어 사업은 공급 물량 감소로 주요 생산 법인의 고정비 부담이 상승하면서 수익성도 나빠지고 있다. 올해 들어 한국타이어의 매출 규모가 전년 대비 올랐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쪼그라든 이유다. 

한국타이어가 지난해 신설법인을 세우면서까지 미래먹거리 발굴에 나선 배경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같은 이유로 업계에선 인베스트앤비욘드가 올해부터 신사업 투자를 위한 물밑작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점쳐왔다.

관심은 인베스트앤비욘드의 수익성이다. 분기보고서를 보면, 인베스트앤비욘드는 올 3분기 말 기준 수익성이 흑자(순이익 6억8000만원)로 전환했다.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까지 순손실을 기록해 왔으나, 처음으로 수익이 발생한 셈이다. 

특히 눈 여겨 볼 만한 부분은 매출은 발생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투자전문사는 특성상 매출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관계사의 지분법손익을 통해 순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인베스트앤비욘드가 특정 회사에 대한 소규모의 지분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이와 관련, 회사 관계자는 "어느 업체에 투자한 것인지 세부적으로는 확인이 안되는 부분"이라면서도 "순이익이 잡힌 부분은 특정 업체 투자에 따른 지분법상 손익 영향이 맞다"고 설명했다.

인베스트앤비욘드는 수익 규모를 보면 올해까지 투자 활동에 적극적인 자세는 아니었지만, 설립 3년 차에 접어드는 내년을 기점으로는 투자처 확대에 본격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한국타이어의 미래먹거리 분야를 발굴하는 데 선봉장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 한 관계자는 "한국타이어의 3분기 유동비율이 작년 말 대비 다소 낮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200%대를 유지 중이고 조단위 현금동원력을 갖춘 만큼, M&A 여력은 충분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인베스트앤비욘드를 선발대격으로 먼저 먹거리 분야를 발굴하게 하고, 한국타이어가 이어 M&A 보따리를 풀어내는 그림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