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재민 기자] 렌탈업체 청호나이스가 외부 투자 유치에 나선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회사가 호실적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까닭이다. 시장은 청호나이스가 소송충당부채 등 법적 분쟁 관련 비용에 상당한 규모의 현금을 붓고 있는 탓에 해외 공략에 필요한 재원이 부족해 투자 유치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청호나이스는 최근 미국 렌탈시장 1위 사업자인 컬리건과 회사 지분 인수에 대한 투자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투자 유치 배경에 대해 동남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해외 사업 확장을 가속화하기 위한 재원 확보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청호나이스가 안정적으로 실적을 내고 있는 회사란 점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만 해도 4210억원의 매출과 447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이는 3년 전인 2018년과 비교하면 매출은 연평균 3.9%(3641억원→4210억원)씩, 영업이익은 279.3%(8억원→447억원)씩 늘어난 금액이다. 

시장은 청호나이스가 이 같은 호실적에도 외부 투자 유치에 나선 배경에 대해 유동성 및 현금창출력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실제 지난해 청호나이스의 영업활동현금흐름(현금흐름)은 마이너스(-) 438억원을 기록, 영업을 통해 돈을 벌기는커녕 손해만 봤다. 아울러 작년 말 보유 현금 및 현금성자산 역시 131억원으로 전년 대비 574억원이나 줄었다.

이는 소송충당부채 규모가 크게 불어난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작년 말 청호나이스의 소송충당부채는 374억원으로 2020년에 비해 355억원이나 불어났다. 2016년부터 진행된 이 회사 소속이었던 엔지니어들과의 소송 및 코웨이와 진행 중인 얼음정수기 특허권침해 관련 이슈 때문으로 풀이된다. 

청호나이스 전 엔지니어들은 ▲2016년 서비스 용역 위탁계약을 체결하고도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점 ▲2018년 근로자들을 자회사(나이스엔지니어링)로 편입하는 과정에서 시용계약을 체결했다는 점 등을 문제 삼아 소송을 제기했다. 해당 내용으로 제기된 소송만 해도 작년 말 기준 23건이며, 소송가액은 319억원에 달한다. 아울러 청호나이스가 2심에서 패소한 얼음정수기 특허권침해 관련 소송 역시 소송가액이 적잖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이에 청호나이스가 소송 관련 비용에 상당한 현금을 쏟아 붓고 있다 보니 해외 사업 공략을 위한 투자 재원이 부족해 투자자를 찾게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시장 일각서 나오고 있다.

시장 한 관계자는 "과거부터 이어져 온 퇴직금 관련 이슈가 여전히 마무리되지 않은 만큼 상황에 따라 회사가 앞으로 짊어져야 할 비용 부담도 적잖을 것"이라며 "코웨이와 진행 중인 특허 소송 역시 3심에서 패소한다면 소송 관련 비용을 부담해야 하지 않겠나"고 전했다. 이어 "법적 분쟁으로 인한 현금 부족 문제가 외부 투자 유치로 이어졌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청호나이스 관계자는 "소송 이슈와 투자 유치는 별개의 문제"라며 "퇴직금 관련 소송 역시 당사 뿐만아니라 렌탈업계에서 전반적으로 겪고 있는 법적 이슈"라고 답했다. 이어 "법적 소송 관련 문제도 조금씩 마무리 단계에 들어서고 있는 만큼 향후 회사가 질 부담 역시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