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홍기 기자] 일성신약이 3세 경영을 앞둔 가운데 끈끈한 가족경영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가족경영'으로 유명하지만 이를 주도하던 창업주의 별세이후 상황을 쉽게 예단하기 어렵게 됐단 까닭에서다. 2세들의 존재감이 여전한만큼 윤석근 회장의 차남을 중심으로 한 3세 경영이 차질없이 이뤄질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일성신약은 창업주 고(故) 윤병강 명예회장의 차남인 윤석근 회장을 중심으로 한 2세 경영체제를 구축한 상태다. 윤 회장은 올 상반기 기준 일성신약 지분율 8.44%를 보유하면서 최대주주 지위를 지키고 있다. 2001년부터 일성신약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윤 부회장은 자신의 형인 윤영근씨가 2009년 모든 지분을 정리한 이후부터 회사 경영권을 완전히 거머쥐었다. 자신을 포함한 오너일가 및 특수관계자 지분이 31.74%에 불과하지만, 자사주까지 더하면 74% 수준으로 회사 경영권 방어에 대한 대책도 마련해놓은 상황이다.

다만 동시에 개인 지분율이 낮은 까닭에 다른 2세들의 존재감도 상당하다. 당장 윤 회장의 이복여동생으로 알려진 윤형진 전 상무가 8.04%를 보유하면서 일성신약의 2대주주로 이름을 올린 상태다. 윤 회장의 동생인 윤덕근 상무도 4.4%를 들고 있다. 이처럼 지분 차이가 크지 않은데도 경영권을 두고 잡음이 없었던 것은 일성신약 특유의 가족경영 때문이란 게 업계의 전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다른 2세들이 윤 회장 체제를 뒤집을 수 있는 범주 안에 있지만 경영권을 둘러싸고 2세들간 다툼이 더 이상 없었던 것은 창업주 뜻 아래 굳건한 가족경영을 주도해왔기 때문으로 관측된다"며 "이 와중에 지난달 창업주인 윤병강 명예회장이 별세했는데 지금과 같은 가족경영을 지속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업계의 시선은 향후 경영구도에 쏠려있다. 창업주란 구심점이 사라진 데다 윤 회장의 두 아들이 회사에 몸담고 있고, 이들을 중심으로 경영수업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와 같은 가족경영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높아서다. 

윤 회장의 장남인 윤종호 이사는 1983년생으로 경희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이후 일반 관리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2020년 사내이사에서 제외됐다가 지난해 다시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차남인 윤종욱 대표는 형보다 승계구도에서 한발자국 앞선 상태다. 윤 대표는 1986년생이지만 2017년 형과 함께 등기임원으로 선임된 이후 2019년 일성신약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이는 입사한 지 4년 만이다. 윤 대표는 신사업 총괄 업무 등을 맡은 것으로 전해졌다. 비록 지분율의 경우 윤종호 이사가 0.23%로 윤 대표(0.22%)보다 앞서곤 있지만 차이가 미미한 만큼 윤 대표가 차기 후계자로서 입지를 다질 것이란 게 업계의 대체적 시각이다. 

다만 그만큼 지분율 차원에서 윤 회장을 제외한 2세들에게 뒤지고 있는 점은 불안거리다. 윤덕근 상무와 윤형진 전 상무의 지분만 더하더라도 12%가 넘는 만큼 지분 싸움에서 불리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지난해까지 등기임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던 윤형진 전 상무가 올해 명단에서 제외된 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는 시각이다.

앞선 업계 관계자는 "현재 일성신약은 오너2세와 3세가 같이 경영하는 구조가 됐다"며 "2세들이 굳건하고 3세들의 나이가 어린만큼 당장의 경영승계는 시기상조지만 회사 경영권을 두고 윤 회장을 제외한 2세들과의 경쟁도 배제하기 어렵게 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