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원재연 기자] 정석문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1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팍스넷뉴스 주최로 열린 '2022 블록체인 포럼-넥스트 디파이: 블록체인 생태계 미래 먹거리는?'에서 최근 디파이가 어려움을 겪기는 했지만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정 센터장은 발표를 시작하며 "한국에서는 느낄 수 없지만 '금융 서비스'는 기본 권리가 아닌 일부만이 누릴 수 있는 특혜"라며 "디파이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보면 '금융의 민주화'로 볼 수 있다"고 디파이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어 "인터넷이라는 인프라를 통해 금융 서비스가 제공되는 범위를 확장한 것이 '이더리움'이며, 그 위에서 돌아가는 많은 '디파이'들이 금융 서비스를 대중들에게 금융 서비스를 '공공재'처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세계 17억명 인구 중 은행 계좌를 갖고 있는 인구는 약 50%다. 인구 절반 가량이 지리적 제약, 사회 인프라의 결여, 금융기관에 대한 불신 등 이유로 금융 서비스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금융 시스템의 비효율과 제한된 접근성은 비단 후진국들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선진국에서는 금융 시스템이 정치권력의 도구가 되기도 한다. 또한 수많은 중개인으로 인해 불필요한 비용이 들어간다. 

정 센터장은 "우리가 아는 금융 시스템이 작동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비용이 든다"며 "디파이는 오픈소스 네트워크에 모든 기록이 남아 감시 비용이 절감되고 중개인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디파이는 지난 2018년 등장해 약 3년간 다양한 서비스가 등장하고 수많은 우여곡절을 거쳐왔다. 대표적으로 ▲'테라-루나' 사태의 테라와 같은 스테이블코인 ▲프로토콜로만 작동하는 탈중앙화거래소(DEX) ▲디파이 '머니레고'를 가능케 하는 예대서비스가 디파이 생태계를 구성하는 세 축이다. 

스테이블코인은 지난 2014년 테더(USDT)가 출시된 이후 다양한 시도가 있어왔다. 디파이 서비스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지난 2020년 이후에는 스테이블코인 생태계 또한 크게 늘어났다.

정 센터장은 "디파이에서 사용되는 자산의 절반을 스테이블코인이 차지하고 있다"며 "테라는 실패했지만 다른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들이 여러 시도를 계속하며 성장 중"이라고 말했다. 

디파이 서비스의 지속 성장으로 '중개' 기능을 담당하는 탈중앙화 거래소 역시 점차 완성도가 높아지고 있다.  탈중앙화 거래소는 중앙화 거래소와 달리 오더북, 자산수탁, 마켓메이커가 필요하지 않다. 

마지막으로는 디파이 서비스를 더욱 다양화·효율화한 '예대 서비스'가 있다. 

정 센터장은 "디파이 프로토콜은 단독으로도 사용할 수 있지만 오픈소스이기 때문에 자유롭게 조합할 수 있어 새로운 서비스가 구현 가능하다"며 "이는 전통 금융권에서는 불가능한 방식"이라고 디파이의 가능성을 강조했다. 

정 센터장은 향후 디파이 생태계가 장기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담보 범위를 넓히고 기관투자자들의 참여가 늘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센터장은 "늘어나는 법인들의 참여를 수용하기 위해서 커스터디 업체들의 협업, KYC(본인인증)을 한 법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 채널이 생겨나고 있다"며 "더욱 많은 투자자들이 업계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에 '크립토 윈터' 이후 디파이는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