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부동산신탁은 올해 상반기 영업수익 717억원, 영업이익 47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 영업수익 814억원, 영업이익 584억원보다 각각 12%, 18% 감소한 수치다.

수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비용 지출은 전반적으로 늘어났다. 올해 상반기 영업비용은 242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230억원)에 비해 12억원 늘어났다. 특히 대출평가 및 처분손실에서 전년대비 5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했다. 판매비와 관리비도 같은 기간 7억원이 추가됐다. 

재무건전성 지표도 해가 바뀌면서 다소 뒷걸음질 쳤다. 빠른 현금화가 가능한 영업용 순자본에서 총위험액을 나눈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은 지난해 950%에서 올해 상반기 889%로 61%포인트 감소했다. 부채비율도 2020년과 2021년 모두 31~32%에서 머물렀으나 올해 상반기 34%로 상승했다.

유동성비율도 크게 낮아졌다. 지난해 유동성자산은 2595억원, 유동성부채는 371억원으로 유동성 비율은 약 700%에 달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유동성자산 2274억원, 유동성부채 547억원으로 415%를 기록했다. 유동화가 가능한 자산은 줄고 부채는 늘어난 셈이다.

실적 감소가 재무건전성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KB부동산신탁은 수익구조를 다양화하는 방법으로 대응하고 있다. 신탁사의 수익 중 대부분은 수수료에서 나온다. KB부동산신탁 역시 상반기 영업수익 717억원 중 수수료 수익이 665억원으로 92%에 달한다. 수수료 수익 중 가장 큰 수익원은 개발신탁이다. 

주목할 점은 KB부동산신탁이 개발신탁의 비율을 줄이면서 다른 수익원을 늘리고 있다는 점이다. 개발신탁은 건설경기 흐름에 영향을 받아 변동성이 높기 때문이다. KB부동산신탁의 수수료 수익 중 개발신탁 비중은 2020년 67%, 2021년 55%로 점차 감소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62%를 기록했다. 기존 주력사업인 담보신탁 비중도 지속적으로 낮아져 2017년 19%에서 2021년 8%, 올해 상반기 6%로 집계됐다.

반면 기타영역으로 분류하는 리츠와 컨설팅 수익은 지난해부터 지속적인 상승세다. 2020년 수수료 중 기타수익 비중은 전체의 20%였으며 2021년에는 32%까지 급등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전체 수수료 수익 665억원 중 166억원이 기타수익으로 분류돼 23%를 차지했다.

KB부동산신탁은 올해 상반기 리츠를 통해 동부산에 위치한 마티에 오시리아 호텔을 자산에 편입했다. 당시 부동산매입가격은 770억원이며 매입부대비용 등을 포함한 거래규모는 총 837억원이다.

KB부동산신탁은 부동산신탁 사업 경험을 살려 부동산 직접 투자에도 참여하고 있다. 앞선 마티에 오시리아 호텔처럼 코로나19 이후 저평가된 자산인 호텔에 주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 콘도미디엄의 개발 사업의 관리형 토지신탁을 KB부동산신탁이 맡으면서 동시에 500억원 규모의 대주로도 참여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가 후퇴하면서 신탁사들은 개발신탁 외에도 다양한 수익원을 찾아 나서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라며 "가령 리츠 등 기타수수료 수익을 늘리는 동시에 최근 정부에서 발표한 민간 주도의 도심복합사업에도 활발히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