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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브라질 대신 인도네시아 택한 까닭
유범종 기자
2022.08.25 08:01:14
인니, 車강판 전초기지로 급부상…브라질, 반쪽 제철소 한계로 '엑시트'
이 기사는 2022년 08월 24일 16시 0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브라질 CSP제철소(왼쪽)와 인도네시아 크라카타우포스코 제철소 전경. 사진제공/포스코, 동국제강

[딜사이트 유범종 기자] 포스코가 최근 합작투자로 진출한 인도네시아와 브라질 일관제철소에 대해 각기 다른 중대한 결정을 내려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인도네시아에 위치한 PT.KP제철소는 추가 설비투자로 대대적인 확장에 나선 반면 브라질 CSP제철소는 지분 전량 매각을 통한 사업 정리를 선택한 것이다. 포스코의 해외 거점사업에 대한 상반된 결정에는 지속적인 사업경쟁력에 대한 내부 판단과 함께 파트너(합작사)들의 의지가 크게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브라질 CSP제철소 합작사들은 글로벌 철강기업인 아르셀로미탈(ArcelorMittal)에 지분 전량 매각을 결정했다. 총 매각금액은 21억5400만달러로 연내 작업이 완료될 예정이다.


CSP제철소는 브라질 국영 광산기업인 발레(Vale)가 지분 50%, 동국제강이 30%, 포스코가 20%를 각각 투자해 만든 합작 일관제철소다. 이번 매각대금은 모두 CSP법인의 신주인수대금으로 납입돼 채무변제에 사용될 예정으로 매각을 통해 합작사들이 손에 쥘 수 있는 현금이 사실상 거의 없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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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P제철소 매각으로 얻을 수 있는 실질적인 이익이 미미함에도 합작사들이 매각을 결정한 가장 큰 배경에는 사업의 지속성에 대한 회의감이 컸기 때문이다. 특히 합작사 중 최대 지분을 가진 발레는 해당사업을 내부적으로 비주력사업으로 분류하고 매각에 대한 강한 압박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CSP제철소는 건설 당시부터 공사 지연과 과도한 투자비용 등으로 사업성에 대한 의문이 꾸준히 제기됐다. CSP제철소 건설 당시 총 투자규모는 55억달러였는데 이는 한화로 약 6조원을 훌쩍 뛰어넘는 금액이었다. 포스코가 인도네시아 크라카타우제철소(PT.KP) 건설비용으로 약 3조753억원을 투입한 것을 고려하면 투자비용만 2배 가까이 더 소요됐다.


2016년 공장 완공 이후에도 CSP제철소의 적자는 지속됐다. 브라질 화폐인 헤알화(BRL) 가치 추락에 따른 지속적인 환차손과 하공정 부재에 따른 불안정한 판매구조 등이 원인이다. CSP법인은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 연속 순손실을 기록했다. 누적적자만 2조1531억원에 달했고 한때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이에 합작사들은 지난 2019년 CSP제철소의 재무개선을 위해 3년 동안 5억달러를 추가 출자하는 부담을 안기도 했다.


여기에 CSP제철소는 하공정이 없는 반쪽 제철소라는 한계도 가지고 있다. 통상적으로 제품라인으로 설비투자가 이뤄질수록 원가적인 측면에서 유리하다.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여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CSP제철소가 지속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하공정 투자가 반드시 필요한데 발레 측에서 더 이상의 투자가 어렵다는 강한 의지를 보인 것으로 파악된다. 포스코 역시 이미 대규모 적자와 운영을 위한 추가 출자 등에 따른 부채가 커지면서 내부적으로 사업경쟁력에 회의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하공정이 없는 CSP제철소의 경우 타 일관제철소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가가치를 내기가 힘든 구조다"라며 "여기에 불안적인 판매구조와 환리스크까지 고려하면 추가 투자보다는 엑시트(Exit) 전략이 현실적으로 더 나은 결정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포스코와 인도네시아 국영철강사 크라카타우스틸이 지난 7월28일 철강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사진제공/포스코

반면 인도네시아는 브라질과는 달리 현재 자동차강판 생산을 중심으로 떠오르는 신흥 성장국이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전기자동차 배터리 핵심소재인 니켈 매장량과 채굴량 모두 세계 1위인 국가다. 이에 따라 글로벌 완성차기업들의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지역이다. 


국내 완성차기업인 현대자동차도 이러한 부분을 염두에 두고 인도네시아를 동남아시아 전기자동차 시장 공략의 핵심거점으로 낙점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3월 아세안 지역 최초 완성차 생산거점을 인도네시아에 구축했다. 현대자동차 인도네시아 생산기지는 올해 말까지 15만대, 향후 25만대 규모의 연간 생산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총 투자비는 제품 개발과 공장 운영비 포함 약 15억5000만달러다.


정의선 회장은 "인도네시아는 현대차 미래 모빌리티 전략의 핵심 거점이다.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은 인도네시아 미래 산업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게 될 전기자동차 분야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동남아시아 자동차시장을 주도해온 일본기업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도요타는 지난달 인도네시아에서 전기자동차를 생산하기 위해 올해부터 2026년까지 향후 5년간 18억달러(약 2조36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같은 날 미쓰비시자동차도 인도네시아에 3년간 6억6800만달러(약 8800억원)의 투자 계획을 밝혔다.


포스코 입장에서는 선제적인 인도네시아 철강 설비투자를 통해 향후 역내에서 확대될 자동차강판 납품 라인업을 꾸려 매출 증대와 시장 선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인도네시아 국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도 기대되고 있다. 지난 7월 조코 위도도(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방한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조코위 대통령은 방한 당시 포스코를 비롯한 국내 주요기업 CEO(최고경영자)들과 만나 인도네시아 투자활성화와 협력 방안을 적극적으로 논의했다.


포스코는 이에 화답해 인도네시아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다. 포스코는 지난달 인도네시아 국영 철강기업인 크라카타우스틸(PT Krakatau Steel)과 35억달러를 공동으로 투자해 현지 두 번째 고로와 냉연공장 신설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사는 향후 5년 안에 합작법인 크라카타우포스코(PT.KRAKATAU-POSCO)에 고로 1기를 추가로 건설해 연간 조강량을 600만t 이상으로 대폭 확대하고 자동차강판 생산설비도 구축할 계획이다. 현재 크라카타우포스코의 생산능력은 조강 300만t과 후판 138만t 규모다.


크라카타우포스코 지분은 포스코가 70%, 크라카타우가 30%를 보유하고 있지만 이번 투자로 양사 지분을 50대 50으로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크라카타우포스코 고로 신설 등 철강사업 확대에 행정절차 지원은 물론 세제혜택을 포함한 투자 인센티브를 제공할 방침이다.


포스코는 인도네시아 투자를 통해 동남아시아와 중동까지 아우르는 자동차강판 해외거점을 더욱 단단히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해외 철강투자는 전세계 철강 'Top Tier'의 위상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 중 하나"라며 "그린철강(Green Steel) 생산 등 친환경 경쟁력을 보유한 지역을 중심으로 투자와 협력체제 구축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포스코는 현재 510만t 수준인 해외 조강생산능력을 2030년까지 2310만t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한 투자비만 약 12조원이 소요될 전망이다. 조강 생산능력 확대 추진은 국내를 제외한 해외 성장시장인 인도, 인도네시아, 중국, 미국 등을 중심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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