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카카오게임즈가 곳간을 털어 '캐시카우' 확보에 나섰다. 라이온하트스튜디오 지분 확보에 1조원 이상을 쏟아붓는 등 과감한 투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 라이온하트스튜디오에 대규모 투자

7일 IT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는 완전자회사인 유럽법인에서 진행한 라이온하트스튜디오 지분 인수를 재무적으로 지원하면서 상당한 비용을 들이게 됐다. 카카오게임즈 유럽법인은 최근 라이온하트스튜디오 지분 30.37%를 전체 1조2041억원에 사들였다.

이번 거래는 카카오게임즈 유럽법인이 지난해 라이온하트스튜디오 지분 30.37%를 매입하면서 선급금 4500억원을 먼저 지불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 뒤 지난해 7월 1일부터 올해 6월 30일까지 성과를 기반으로 결정된 잔금 7541억원이 기한 마지막 날에 현금으로 지급됐다. 

카카오게임즈는 1분기 연결기준으로 현금및현금성자산 6033억원 정도를 보유했다. 연결기준에 완전자회사의 현금및현금성자산까지 포함되는 점을 고려하면 보유한 현금만으로는 라이온하트스튜디오 지분 매입 잔금을 모두 치를 수 없었던 셈이다. 

이번 지분 매입을 완료하기 위해 카카오게임즈 유럽법인은 6월 하나은행을 비롯한 은행 3곳으로부터 6161억2500만원을 빌렸다. 이번 차입과 관련해 카카오게임즈는 7393억9500만원 규모의 채무보증을 섰다. 채무보증 기간은 2025년 6월 27일까지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달 카카오게임즈 유럽법인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주식 1조2713만212주를 취득하는 대가로 1740억원 규모를 투자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유상증자에도 참여해 4448억원 규모를 투자한 데 이은 조치다. 

카카오게임즈 유럽법인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체 자본 4606억원 규모에 머무르는 곳이었다. 그러나 이번 차입과 추가 유상증자에 힘입어 전체 자본을 1조2000억원대 이상으로 불리면서 라이온하트스튜디오 지분 인수를 마무리할 수 있게 됐다. 

◆ 캐시카우와 IP 확보 일거양득

이처럼 카카오게임즈가 라이온하트스튜디오 지분 확보에 과감하게 투자한 배경에는 라이온하트스튜디오를 계열사로 들이면서 캐시카우(현금창출원)를 더욱 확고하게 쥐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카카오게임즈와 유럽법인의 라이온하트스튜디오 보유 지분을 합치면 약 52%에 이른다.

라이온하트스튜디오가 개발한 모바일 게임 '오딘: 발할라 라이징'(이하 오딘)은 지난해 6월 말 출시된 이후 6개월여 만에 누적 매출 5000억원을 넘어섰다. 올해 3월 대만에 '오딘: 신반'이라는 이름으로 나온 뒤에는 1개월 동안 누적 매출 500억원을 돌파했다.

오딘은 매출 하향 안정화가 진행된 현재도 국내에서 하루 평균 매출 10억원대를 기록 중인 것으로 증권업계에서는 추산하고 있다. 향후 일본을 비롯해 북미와 유럽 시장에 출시될 계획도 잡힌 만큼 전체 매출이 반등할 여지도 있다. 

이를 고려하면 카카오게임으로서는 라이온하트스튜디오를 계열사로 편입해 일거양득을 얻을 수 있다. 그동안 오딘 퍼블리셔로서 개발사와 나누던 수익을 실적에 인식할 수 있게 된다. 더불어 흥행한 자체 IP(지식재산권)도 확보하게 된다. 

이전에도 카카오게임즈는 2020년 9월 상장으로 모은 자금 3840억원의 85%를 기업 인수합병과 신규 IP 확보 등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전례가 있다. 그 뒤 카카오게임즈는 엑스엘게임즈, 세컨드다이브, 오션드라이브스튜디오 등에 잇달아 지분 투자했다.

라이온하트스튜디오가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인 점을 고려하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카카오게임즈가 이번에 지분을 사들인 가격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라이온하트스튜디오의 기업가치는 4조원 규모에 이른다. 

카카오게임즈가 기존에도 튼튼한 재무구조를 지녔던 점 역시 과감한 투자를 가능하게 했다. 카카오게임즈는 1분기 연결기준 부채비율 43.44%에 머물렀고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271억원으로 양호한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