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카카오페이 주가가 4거래일 연속으로 하락했다. 2대 주주인 알리페이싱가포르홀딩스(이하 알리페이)가 지분 매각에 나서면서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우려가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페이 주가는 전날보다 3.73% 떨어진 8만5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카카오페이 주가는 종가 기준 7일 10만6000원에서 8일 8만9500원으로 15.57% 급락한 이후 계속 하락하고 있다. 

앞서 알리페이는 7일 보유했던 카카오페이 주식 5101만5105주 가운데 500만주(3.77%)를 블록딜(시간외대량매매)로 매도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카카오페이 주가가 하락세를 나타낸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지분 매각으로 알리페이가 쥔 카카오페이 지분율은 38.49%에서 34.72%로 하락했다. 남은 지분에는 120일 동안 보호예수가 적용된다. 보호예수는 증권사나 금융기관이 투자자의 유가증권을 유료로 보관하는 것인데 이때 투자자는 주식 1주라 해도 매각할 수 없다.

다만 알리페이가 보호예수 기간 종료 이후 카카오페이 주식을 추가로 팔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카카오페이 주가에도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알리페이가 지난달 3일 보호예수가 해제된 이후 1개월여 만에 500만주를 팔았기 때문이다. 

카카오페이 측에서는 알리페이 모회사인 앤트그룹과 전략적투자자(SI) 파트너십을 여전히 견고하게 지키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알리페이와 전략적 제휴를 맺은 8개 국가 월렛 파트너사를 제휴사로 확보하고 있다. 현재 일본과 마카오에서 제공되는 해외결제 서비스 대상 국가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카카오페이를 둘러싼 오버행 우려가 가라앉기 전까지는 카카오페이 경영진이 목표했던 '주가 20만원' 회복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말 경영진 8명이 보유한 회사 주식을 블록딜로 매도해 전체 900억원 규모의 시세차익을 올리면서 '먹튀'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이사는 3월 취임 당시 카카오페이 주가가 20만원이 될 때까지 최저임금만 받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