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휴온스글로벌이 '난공불락'으로 불리던 일본 의약품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구체적인 사업계획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는 자체 개발한 보툴리눔톡신과 건강기능식품을 앞세워 시장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20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휴온스글로벌은 최근 일본 오사카에 현지 법인 '휴온스JAPAN(Huons Japan Co., Ltd.)'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시장성과 성장성이 높은 일본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휴온스JAPAN 신임 법인장에 가마다게이지 사장을 선임했다. 그는 38년간 일본 제약 및 헬스케어 업계에서 종사한 '정통파' 제약인이다. 미쓰비시다나베파마코리아 생산본부장, 경영기획본부장을 거쳐 대표이사를 역임했으며 일본 니프로에서는 경영기획본부의 특수업무 및 M&A를 담당한 바 있다.

의약품 생산부터 위수탁 제조 및 연구개발, 생산 시스템 구축, 공정 개선 프로세스 등 업무 전반에 대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어 휴온스JAPAN의 조기 안정화와 일본 시장 진입을 성공적으로 이끌 것이라는 평가다.

이처럼 휴온스글로벌이 일본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것은 시장성 때문이다. 일본 의약품 시장 규모는 전세계 4위에 달할만큼 크다. 2020년 일본 의약품 시장(아이큐비아 기준)의 매출은 10조3717억엔(약 108조7866억원) 수준이다. 최근 휴온스가 차세대 사업으로 밀고 있는 건강기능식품 시장도 전세계 2위를 차지할 정도로 시장 규모가 크다.

그동안 다수의 국내 제약사들이 일본 의약품 시장 진출을 위해 노력을 기울였지만 실패했다. 최근 LG화학 등이 출시한 국산 바이오시밀러 제품들의 매출 비중이 소폭 높아졌지만 유럽 등 국가와 비교했을 때 진입 속도는 여전히 느린 편이다.

일본 보건당국의 의약품 인허가 규정이 까다롭다는 것도 국산 의약품 진입을 막는 중요한 요소다. 상위제약사의 아시아 인허가 담당자는 "일본 시장은 규모나 성장성을 볼 때 매력적이지만 규정이 매우 까다로워서 진입이 쉽지 않다"며 "개발 단계에서부터 일본 특유의 규정에 맞춰서 진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렵게 진출에 성공하더라도 일본 인구고령화 문제로 보험재정을 아끼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약가인하 정책 등이 강화되면서 실익이 줄어들게 된 것도 국내 기업들이 일본 시장 진출을 하지 못한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에따라 업계는 휴온스글로벌이 별다른 허가 절차를 받지 않고 빠른 출시가 가능한 '보툴리눔 톡신' 제품과 '건강기능식품'을 내세워 일본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의 경우 타 국가와 다르게 오프라벨 처방이 광범위하게 이뤄진다. 보툴리눔 톡신 역시 의사나 의료기관의 책임하에 사용하는 것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에서의 인구 고령화와 필수 의약품(복제약) 부족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도 휴온스글로벌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 증권 업계의 한 관계자는 "휴온스글로벌 송수영 대표는 누구보다 일본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며 "국내 기업 중 제대로 성과를 나타내지 못한 일본 시장 진출을 위해 다양한 검토를 거치고, 시장 진입 등에 대한 가능성을 다각도로 체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일본 내에서 복제약(필수의약품) 부족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데, 이 역시 일본 시장 진출을 준비중인 휴온스글로벌에게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