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홍기 기자] SSG닷컴(쓱닷컴)과 마켓컬리(컬리), 오아시스마켓(오아시스) 등이 올해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둔 가운데 뜸들이기에 한창이다. 증시 불안 등 외부변수를 차치하더라도 당장의 기업 가치 제고가 시급하다는 판단에 근거한 것으로 보인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새벽배송 역량을 갖춘 이들 3개 업체가 당초 IPO 시기를 종전보다 보수적인 시각으로 접근하고 있다. IPO를 철회하겠다는 의미보다는 '제대로 된 흥행'을 위해 경주하겠단 입장으로 풀이된다. 최근 글로벌 경제 긴축 우려 등으로 증시 불안감이 만연한 가운데 현재 시장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일찍이 한때 지난해 말 IPO 추진을 할 것으로 점쳐졌던 컬리는 물론 올 상반기가 유력했던 SSG닷컴과 오아시스마켓도 '시기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IPO에 앞서 대부분 수익성 측면에서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는 부분을 주목해 실적 개선에 집중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으나 오히려 이들은 현재 외형확장에 방점이 찍혀 있는 상태"라고 평가했다.

실제 컬리만 하더라도 내실보다는 가전 등 기존 신선식품외 상품군으로의 영역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약 25% 수준인 비식품군 비중을 더욱 확장하겠단 얘기다. 지난해 PG업체 페이봇 인수와 함께 최근 매물로 나온 '초록마을' 인수도 검토하는 등 역량 강화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 '큐레이티드 마켓플레이스'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오픈마켓에 도전장을 내밀기도 한 컬리는 지난해 2조원 수준인 거래액을 올해 3조원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신세계그룹의 쓱닷컴도 일찍이 지난해 오픈마켓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몸값 올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 2019년 출범 당시 FI(재무적투자자)로부터 5년 이내 IPO에 나선다는 풋백옵션계약까지 체결한 것으로 전해진 쓱닷컴은 외형확장에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했다. 쓱닷컴은 지난해 패션 플랫폼 기업인 W컨셉을 2650억원에 인수한데 이어 한솥밥을 먹게 된 이베이코리아(현 지마켓글로벌)와의 시너지까지 확보한 상태다.

최근까지 1조 200억원의 투자유치에 성공한 오아시스는 소규모이긴 하지만 여타 업체 대비 유일한 흑자경영을 하고 있단 점을 앞세워 가치 제고에 열을 올리는 모양새다. 지난해 IT물류기업 메시코리아와 합작법인(JV) 형태로 퀵커머스 기업 '브이'를 설립한 데 이어 새벽배송 서비스와 실시간 퀵커머스를 결합한 새로운 B2C 플랫폼을 올해 상반기 내 선보일 방침이다. 모회사인 지어소프트와 함께 라이브커머스 시스템을 자체 구축한 것 역시 경쟁력 제고 일환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서는 쓱닷컴 약 7~8조원, 컬리 4~5조원, 오아시스 1~2조원으로 기업가치를 책정하고 있는데 이커머스 업계 경쟁 심화와 불안정한 증시 상황 등으로 급하게 추진하기엔 리스크가 있는 상황"이라며 "기업 입장에서는 확실한 IPO 흥행을 기대하는 만큼 현재의 행보는 당연한 수순"이라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