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민아 기자]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의 기업공개(IPO)가 가시화되면서 시장의 시선은 카카오뱅크로 쏠리고 있다. 같은 인터넷전문은행인데다 증시에 먼저 입성하는 등 케이뱅크 몸값을 가늠할 지표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IPO 대표 주관사로 NH투자증권·씨티증권·JP모간을, 공동주관사로는 삼성증권을 선정했다. 앞서 케이뱅크는 지난달 국내 초대형IB 4곳과 외국계 증권사들에게 입찰제안서(RFP)를 보냈고 이들을 대상으로 PT를 진행한 뒤 주관사를 확정했다. 

당초 케이뱅크는 내년을 IPO 완료 시점으로 계획했었다. 하지만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상장 일정을 당긴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의 작년 잠정 당기순이익은 224억원이다. 3배 이상 고객이 증가하는 등 가파른 외형 성장이 흑자 전환의 핵심 요소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장외 주가는 상승하기 시작했다. 장외 주식 거래 플랫폼인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이날 오후 기준 케이뱅크의 주당 가격은 2만800원이다. 이를 바탕으로 한 시가총액은 7조8144억원이다.

케이뱅크 IPO 일정이 가시화되면서 시장의 시선은 카카오뱅크로 몰렸다. 카카오뱅크가 케이뱅크와 같은 인터넷전문은행인데다 작년 8월 증시에 먼저 입성했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는 몸값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플랫폼 기업임을 강조했다. 비교기업으로 미국 로켓컴퍼니, 브라질 패그세구로디지털, 러시아 TCS그룹, 스웨덴 노드넷AB1 등으로 해외기업을 제시했다. 해외의 대표적인 혁신 금융사로 플랫폼 가치에 집중하는 곳이다.

전통 금융사가 아닌 플랫폼 중심의 해외 금융사를 비교기업으로 선정하면서 고평가 논란도 따라붙었다. 당시 카카오뱅크는 희망 공모가 밴드를 3만3000~3만9000원으로 결정했다. 예상 시가총액은 18조원으로 장외 시가총액(40조원)을 크게 밑돌았다. 하지만 국내 4대 금융지주를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고평가라는 지적이 나왔었다.

케이뱅크 역시 플랫폼 기업임을 전면에 내세울 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일단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카카오뱅크 역시 상장 당시 플랫폼 기업이라는 부분에서 의문을 제기한 의견이 많았던 것처럼 케이뱅크 역시 동일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카카오뱅크 상장 당시에도 플랫폼 기업이라는 점에 공감을 하는 의견은 많이 않았다"며 "은행은 각종 규제가 있고 이를 준수해야 하는데 플랫폼 기업으로 가기에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카카오뱅크가 상장 당시에는 플랫폼 기업임을 인정받아 주가가 급등했지만 최근에는 그렇지 않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해 주가가 떨어졌다"며 "케이뱅크도 플랫폼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지향할 것으로 보이고 그렇게 되고 싶어 하지만 이를 얼마나 인정해줄 것인지는 시장 상황이나 투자자들의 판단에 달렸다"고 덧붙였다.

케이뱅크 공모 시점의 카카오뱅크의 주가 역시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뱅크의 최근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뱅크의 10일 종가는 4만2800원으로 올해 들어 27.58% 하락했다. 시가총액은 28조819억원에서 20조3368로 줄어들며 8조원 가까이 증발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PBR 2배 적용 시 케이뱅크의 시가총액은 3조4000억원으로 예상된다"며 "PBR을 5배로 적용하면 시가총액은 8조5000억원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