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남궁훈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디지털 콘텐츠 시장의 중심이 '이용자'에서 '팬'으로 바뀌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변화에 발맞춘 선도적 대응의 중요성 역시 강조했다. 

남궁 센터장은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2022년 팬의 시대를 맞이하며'라는 제목의 글에서 "현재 시점에서 가장 유의미하게 봐야 할 특징은 팬의 등장과 그들에게 만족을 주는 '슈퍼 크리에이터'의 등장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팬의 특징으로 좋아하는 제품과 서비스 브랜드와 자신을 동일시하는 점을 들었다. 팬이 제품과 서비스에 쓰는 소비도 시간이 지날수록 크게 늘어난다고 짚었다. 

남궁 센터장은 "이용자 시대에는 이용자와 다른 이용자를 연결하는 커뮤니케이션과 커뮤니티 서비스가 핵심이지만 팬의 시대에는 '팬심'을 근간으로 하는 콘텐츠와 커머스가 핵심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그는 "UCC(이용자가 직접 만든 콘텐츠) 콘셉트에 맞춘 디지털 콘텐츠 생산이 무한하게 가능해지면서 B2C2C(사업자와 이용자 사이의 거래, 이용자와 이용자 사이의 거래) 기반의 콘텐츠 사업이 크게 확장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남궁 센터장은 메타버스와 버츄얼휴먼(가상 인간)이 등장하면서 게임과 엔터테인먼트 영역의 구분이 모호해졌다고 바라봤다. 게임은 디지털 콘텐츠와 가상 세계를, 엔터테인먼트는 사람 콘텐츠와 현실 세계를 중점으로 뒀지만 지금은 두 영역이 서로의 강점을 흡수하고 성장하며 재편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메타버스도 슈퍼 크리에이터와 슈퍼 팬의 관점에서 보면 어렵지 않은 인문학적 정의"라며 "팬들이 느끼는 가치는 현실적 가치가 아니라 '희소성'에 방점을 더욱 찍는다"고 강조했다.

희소성에 따른 '감성비'의 예로 농구선수 마이클 조던이 신었던 농구화를 들기도 했다. 같은 기능의 농구화여도 마이클 조던의 농구화는 팬의 숫자와 경쟁에 비례해 실제 효용가치보다 훨씬 큰 가치를 지닌다는 것이다. 그는 "그렇게 시작한 감성비는 거래가치가 생기면서 투자자산이 되고 다시 또 다른 수준의 '가성비'로 둔갑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남궁 센터장은 팬 중심 시대를 맞이한 디지털 콘텐츠·커머스 영역의 핵심 매출 지표로 ARPPU(이용자 1인당 결제금액)를 제시했다. 팬 중심 시대가 도래하면서 인공지능(AI)과 웹3.0의 중요성도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가상 세계와 현실 세계의 콘텐츠 융합을 촉진할 촉매로서 인공지능과 웹3.0의 기술이 접목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인공지능은 디지털 휴먼에 생명을 불어넣고 향후 더욱 크게 일어날 UCC의 바람에 따라 또 다른 콘텐츠 제공자로 존재하게 될 것"이라며 "웹3.0도 본 개념 안에서 크리에이터를 지원하고 팬이 만족하게 만드는 수단으로 성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남궁 대표는 팬 중심 시대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로서 한국이 글로벌 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한국이 게임과 엔터테인먼트 양쪽에서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한국 기업들이 인공지능과 블록체인, 메타버스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점도 덧붙였다. 

그는 "이용자 시대에는 우리가 미국에 뒤쳐졌지만 팬의 시대에는 우리가 우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한다"며 "팬의 물결은 전 세계적으로 이는 큰 물결이고 그 속에서 한국 IT산업이 거듭 도약할 기회를 맞이하고 있음을 체감하고 있다"고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