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현기 기자] 소강 상태에 접어들었던 신라젠 거래재개 여부가 내달 다시 논의될 전망이다.
신라젠 관계자는 22일 "이달 말까지 새로운 경영개선계획서를 작성해 한국거래소 측에 제출할 예정"이라면서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가 언제 속개될지는 알 수 없지만 다음 달에 다시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거래소는 문은상 전 신라젠 대표를 비롯한 일부 경영진이 횡령·배임 혐의를 받자, 지난 5월4일 회사의 주식 거래를 정지시켰다. 이어 한 달여 뒤인 지난 6월19일엔 신라젠을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 기심위를 통해 상장폐지 및 개선기간 부여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지난 2017년 '바이오 벤처의 신화'로 불리며 코스닥 시가총액 2위(9조8000억원)에 올랐던 신라젠이 3년 만에 벼랑 끝까지 몰리는 순간이었다.
이에 문 전 대표가 사임하고, 새 경영진을 구성에 돌입하는 등 신라젠은 거래재개를 위해 안간힘을 썼다. 다만 기심위는 지난 8월 첫 회의에서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추후 이 문제를 재논의하기로 했다.
신라젠 측은 "첫 기심위 땐 문 전 대표 사임 뒤 경영지배인 체제에서 경영개선계획서를 제출하는 등 다소 미흡한 점이 있었다"며 "이후 주상은 경영지배인을 대표이사로 세우고, 사외이사를 새로 꾸리는 등 임시주총을 통해 지배구조를 확실하게 정리했다. 임상이나 회사 재무구조까지 내용을 크게 바꾼 경영개선계획서를 지금 작성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악재도 조금씩 지우는 중이다. 특히 지난 19일엔 미국 포티스 어드바이저에 최대 2548만달러(약 288억원)를 변제해야 할 소송을 485만 달러(약 55억원) 규모의 합의금으로 마무리하면서 잠재적 자본잠식 위기에서 벗어났다.
신라젠은 임상 관련해서도 지난해 8월 면역항암제 '펙사벡(JX-594)'의 간암 대상 임상3상을 실패했지만, 흑색종·신장암·대장암 등 다른 고형암 대상으로 임상을 이어가고 있다. 주상은 대표 부임 이후 펙사벡의 가치 회복에도 박차를 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에서는 신라젠이 개선기간 부여받을 확률을 여전히 높게 보고 있다. 하지만 주주 등 회사 이해관계자들은 "거래정지 기간이 길어지면서 이미 6개월간의 개선기간을 부여받은 것이나 다름 없다"고 주장하는 등 거래 재개를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다.
신라젠 관계자는 "첫 기심위가 열렸던 8월과는 완전히 다른, 별개의 경영개선계획서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1월이 신라젠 운명의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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