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승현 기자] 저축은행이 간편결제·송금 업체와 제휴를 맺고 고객 접근성 높이기에 나서고 있다. 내년 3월 말 2금융권의 오픈뱅킹 서비스 도입을 앞두고 간편결제 플랫폼을 통해 미리 고객을 확보해두려는 전략이다. 저축은행 업계는 그동안 각종 규제로 다른 기업과의 협업에 의존해 고객 유치를 해온 만큼, 내년 오픈뱅킹 도입으로 자체 경쟁력이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픈뱅킹은 표준 API를 기반으로 앱 하나로 자신의 모든 금융사 계좌를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지난해 말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오픈뱅킹이 전면 도입됐으며, 내년 3월 말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으로 도입이 확대될 예정이다.
28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OK저축은행은 최근 간편송금과 간편결제 특화 상품인 자유입출금예금 상품을 출시했다. 이에 앞선 지난 7월 웰컴저축은행도 BC카드와 손잡고 QR코드 간편결제 서비스를 출시했으며, SBI저축은행은 이미 주요 간편결제 사업자들과 손잡고 간편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가 간편결제 사업자들과 제휴를 맺으면서 올해부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면서 내년 본격적인 오픈뱅킹 도입에 앞서 업계가 고객 유치 경쟁에 나선 것이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지난해 토스와 카카오페이, 페이코와 연계한 간편결제·송금을 시작한 데 이어 지난 4일 네이버파이낸셜과도 제휴를 맺었다. 실제로 저축은행 계좌를 이용한 간편결제·송금 규모는 지난해 11월 9억원(5153건)에서 지난 7월 39억원(2만5859건)으로 4배 이상 늘어났다.
저축은행 업계의 이같은 행보는 최근 데이터와 관련해 금융당국의 규제완화 분위기에 데이터를 활용한 신사업 준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후발주자인 만큼 플랫폼 등을 활용해 고객 접근성을 미리 높여놔야 한다는 전략이다.
저축은행중앙회는 내년 3월 말 서비스 개통을 목표로 시스템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17일 저축은행 오픈뱅킹시스템 사업자 입찰 접수를 마감했었다.
저축은행업계는 오픈뱅킹 도입으로 타 업권과 협업하지 않고도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오픈뱅킹 이용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오픈뱅킹 누적 가입자 수는 2031명(중복가입자 제외)으로, 국내 경제활동인구 2821만명의 약 72%가 오픈뱅킹을 활용하고 있다.
저축은행은 후발주자로서 시중은행 등의 고객을 끌어와야 한다는, 불리한 처지다. 하지만 시중은행 대비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등 강점을 최대한 활용할 예정이다. 저축은행 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다른 기업과 협업하지 않고 고객과의 접근성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었지만, 오픈뱅킹이 도입되면 직접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능력도 생긴다"며 "특히 시중은행 대비 높은 금리 등에 고객 유입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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