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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 5년, 삼성물산 기업가치 변화는
배지원, 정호창 기자
2020.09.22 11:09:18
③검찰, 주가 하락으로 구주주 피해 vs 바이오 사업 시너지… 순자산가치 1.5배 급증
이 기사는 2020년 09월 22일 06시 2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검찰이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과 관련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11명을 기소한 사건은 재판 결과에 따라 삼성그룹을 넘어 국내 금융투자업계와 자본시장에도 큰 파장과 후폭풍을 가져올 메가톤급 사안이다. 자본시장 전문 미디어인 팍스넷뉴스는 향후 검찰과 변호인단이 다툴 공소사실의 핵심 쟁점에 대해 금융 및 자본시장 전문가들의 관점에서 미리 살펴본다.

[딜사이트 배지원, 정호창 기자] 검찰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전현직 삼성그룹 경영진에 대한 사법처리를 주장하는 이유 중 하나는 2015년 이뤄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불법합병'으로 인해 옛 삼성물산 주주들이 실질적인 피해를 입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목적 외에는 시너지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합병을 무리하게 추진한 결과, 합병법인의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했고 이전부터 주식을 보유한 물산 주주들이 30~50% 상당의 평가 손실을 입었으므로 형사 처벌이 불가피하단 논리다.


통합 삼성물산 출범 이후 증시에서 주가가 하락세를 나타낸 것은 사실이다. 2015년 당시 주당 합병가액에 비해 올해 6월말 기준 주가는 27% 정도 떨어졌다.


하지만 검찰이 간과한 부분이 있다. 검찰 뿐 아니라 미국계 헤지펀드 운용사 엘리엇매니지먼트 등이 지난 5년간 합병의 불합리성을 지적하는 근거로 꾸준히 강조해 온 '(순)자산가치' 기준으로 비교하면 합병 전에 비해 무려 1.5배 가량 늘었다는 점이다. 합병 추진 당시 삼성물산에 비해 지나치게 고평가됐다고 지목했던 제일모직 산하의 삼성바이오로직스 기업가치가 합병 이후 급등한 데 따른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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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 전문가들은 "검찰이 합병 이후 삼성물산의 주가 하락 원인을 '합병 시너지효과의 부재 탓'으로 몰고 있지만, 실상은 ▲미중 무역전쟁 ▲건설경기 침체 ▲코로나19 팬데믹 등 외부요인에 의한 영향 때문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 통합 삼성물산 5년, 주가 27%↓ vs 순자산가치 150%↑


2015년 합병 당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보통주 기준 주당 합병가액은 각각 15만9294원, 5만5767원이었다. 합병비율 1:0.3500885를 적용하면 옛 삼성물산 주주의 경우 합병 후 출범한 통합 삼성물산의 보통주 1주를 15만9294원에 취득한 셈이 된다.


올해 6월 말 기준 증시에서 거래된 삼성물산 주가는 11만6000원이다. 5년전 합병가액과 비교시 27.2% 낮은 금액이다.


검찰은 이를 근거로 이 부회장 등 피고인들이 합병 전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재산상 손해를 가했으며, 이는 시너지효과가 없는 무리한 합병으로 인해 발생한 결과이므로 피고인들의 범죄 행위에 대한 단죄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 등에선 주가 하락만으로 합병 시너지효과의 부재나 삼성물산 구주주들의 손해를 주장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반론이 만만치 않다. 주가는 당시의 시장 상황에 따라 급등락할 수 있어 기업가치의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합병 이후 삼성물산의 주가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반면 자산가치는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합병 직전인 2015년 6월 말 기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재무제표상 순자산가치는 각각 13조7242억원, 5조76억원이다. 이를 단순 합산한 금액은 18조7319억원이다.


통합 후 출범한 삼성물산의 올해 6월 말 기준 순자산가치는 25조2494억원으로 집계됐다. 합병 직전 두 회사 순자산가치의 단순 합계치보다 금액으론 6조5000억원 가량, 증가율로 보면 34.8% 높은 액수다.


이 수치만으로도 합병 후 순자산가치가 꽤 많이 늘은 것을 알 수 있지만 이는 삼성물산의 현재 순자산가치를 제대로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삼성물산이 지분 43.44% 보유해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식가치가 장부에 시가로 반영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합병을 완료한 후 1년여 뒤인 2016년 11월 국내 증시에 상장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약 50조원 수준의 시가총액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6월 말 기준 통합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 2874만2466주의 시가는 무려 22조2754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삼성물산 재무제표에 반영된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의 가치는 8529억원에 그친다. 삼성물산이 보유한 지분율이 43.44%로 과반수 미만이나 실질적 지배력을 보유한 것으로 판단해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라 연결재무제표 작성대상인 종속기업으로 분류해 장부가액을 공정가치로 기재하지 않아 생긴 결과다.


따라서 삼성바이오로직스 장부가액과 시장가치의 차액 21조4224억원을 반영하면 삼성물산의 올 상반기 말 기준 순자산가치는 46조6719억원으로 계산된다. 이는 합병 직전 두 회사 순자산가치의 단순 합계치에 비해 약 28조원 가량 높은 액수이며, 증가율은 150%에 육박한다.



◆ 삼성물산 구주주, 합병후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간접 보유


금융투자업계에선 이처럼 합병 후 삼성물산의 순자산가치가 크게 증가한 점을 근거로 검찰의 구주주 피해 주장이 사안의 부정적 단면만을 보고 성급하게 내린 옹색한 결론이라 평가하고 있다.


삼성물산 주가가 합병 이후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이는 시너지효과의 부재나 무리한 합병의 부작용이 아니라 미중 무역전쟁이나 코로나19 창궐 등 불가항력적인 외부요인에 의한 것이므로 경영진이나 기업 내부로 책임을 돌리는 것은 부당하다는 지적이다.


자산가치 측면에서 보면 합병이 오히려 옛 삼성물산 주주에게 이득이 됐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통합 삼성물산 주식 보유를 통해 삼성그룹의 핵심인 삼성전자는 물론 미래 성장동력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까지 간접 보유할 수 있다는 점은 투자자 입장에서 매우 매력적인 요소라는 설명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옛 삼성물산의 주주들에게도 합병은 결과적으로 이득"이라며 "합병 당시 바이오 산업이 크지 않았지만 기업가치를 키우고 영업이익을 내는데 성공했고, 옛 삼성물산 주주들은 합병의 결과로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지배하는 회사 주식을 가지게 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합병 전 삼성물산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4.90%만을 보유했으나 지금은 총 43.44%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가 됐다"며 "실제 기관투자가들은 삼성전자,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에 투자할 때 특정 종목 자산편입 기준을 넘으면 간접적으로 삼성물산 주식에 투자하는 경우도 흔하다"고 강조했다. 


옛 삼성물산의 사업적 한계를 고려해봐도 합병은 경영상 합리적 의사결정이었다는 분석도 있다. 대신경제연구소 지배구조연구실은 당시 "삼성물산의 PER(주가수익비율)은 36.5배, PBR(주가순자산비율)은 0.7배, ROE(자기자본이익률)는 2.2%다. 제일모직의 경우 PER이 15.1배, PBR이 3.5배, ROE가 9.9%다. PBR은 제일모직이 삼성물산보다 높지만 PER과 ROE를 고려하면 삼성물산만 심각한 저평가라고 보기 힘들다"고 분석했다. 또한 "삼성물산의 영업이익 예상치가 계속 하락하고 있었던 만큼 합병 결정 당시 주가가 바닥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기업금융(IB) 업계 관계자는 "합병은 단기적 주가 호재나 사업상 편의로 실시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중장기적 성장과 지배구조 안정화 등 계속성을 유지하기 위해 내리는 경영상 의사결정"이라며 "합병 시점에서의 주가와 자산을 비교하면 삼성물산의 합병비율이 불리해 보일 수 있지만, 제일모직은 그룹의 미래 성장을 위한 신산업을 키우고 있어 미래가치가 상대적으로 간과된 측면이 있었는데 이 가치가 실현된 것이 지금의 삼성바이오로직스"라고 설명했다.


다른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삼성물산 기업가치 중 건설 등 자체사업 기여도는 9.2%, 계열사 지분가치는 89.8%를 차지한다"며 "삼성물산 주가는 계열사 지분가치 변화에 연동될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 계열사 지분가치가 역대 최대 수준이지만 주식 시장의 불안정으로 시가총액이 이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수년간 지속되고 있는 총수 재판 등 지배구조 리스크와 코로나19 사태 진정 등 불확실성이 해소될 경우 주가 재평가가 기대된다"며 "내외부 악재들이 겹쳐 반영되지 못했을 뿐 상황이 반전되면 합병의 시너지효과가 주가에도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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