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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큰집' 산업은행의 조바심
김동희 기자
2020.09.04 06:30:26
아시아나항공 M&A 협상 막바지…원매자 시간끌기에 '전전긍긍'
이 기사는 2020년 09월 02일 14시 3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동희 기자] 인수합병(M&A) 협상은 종종 도박판에 비유된다. 승리를 쟁취하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고도의 심리전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상대방의 의중을 정확히 읽고 기회가 왔을 때 과감하게 베팅해야만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고 승자가 될 수 있다. 속내를 숨기거나 약점을 감추는 일도 비일비재다. 때로는 판을 흔들거나 뒤집어 엎는 일도 서슴치 않는다. 시간 마저 무기로 활용하곤 한다.  


국내 대표 국적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 M&A도 다르지 않다. 조단위 빅딜인 만큼 매도자 측과 원매자 측이 치열한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지나치게 블러핑(bluffing)이 난무한다고 여겨질 정도다. 


협상 초기만해도 나쁘지 않았다. 매각주체인 금호산업과 채권단 대표인 KDB산업은행, 인수후보 HDC현대산업개발 모두 상대를 존중하며 거래 성사에 매진했다. 하지만 올해 초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 19) 사태라는 돌발변수가 발생하면서 협상판이 완전히 달라졌다. 


출발은 지루한 탐색전이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경영 실사를 명분으로 내세우면서 본격적인 시간끌기에 나섰다. 대외적으로 가격 재협상이나 인수구조 변경을 요구하지도 않았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졌지만 아무런 진척없이 시간만 속절없이 흐를 뿐이었다. 모르긴 몰라도 HDC현대산업개발은 이미 지불한 이행보증금 2500억원이 눈에 아른 거렸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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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도 빠르게 간파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을 협상테이블에 앉히기 위해 직·간접적인 압박을 가했다. 여론전은 치열했다. 명분을 쌓으면서도 실리를 챙기기 위해 선은 넘지 않았지만 양측의 기싸움은 팽팽했다. 


결국 산업은행이 먼저 칼을 빼 들었다. 지난 8월3일 오후 아시아나항공 매각 관련 온라인 기자 간담회를 통해 최후통첩을 날렸다. 인수확정을 전제로 협상은 가능하지만 HDC현대산업개발이 줄기차게 요구했던 재실사는 불가하고 이행보증금 반환도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행사계획에도 없던 이동걸 회장까지 직접 나서 법적 책임이 HDC현대산업개발에 있다고 단호하게 못 박았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책임전가 하지 말라"면서도 매도자 측의 대면협상 요구를 받아들였다. 지난 8월26일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과 원매자 측인 HDC그룹 정몽규 회장이 담판을 짓기 위해 만났다. 이 자리에서 산업은행은 채권단과 HDC현대산업개발이 1조5000억원씩 아시아나항공에 투자하자고 제안했다. 당초 HDC현대산업개발이 제안한 인수가격(2조5000억원)에서 1조원 가량을 깍아 주겠다고 당근을 제시한 셈이다. 


HDC현대산업개발 입장은 아직 이렇다할 변화가 없다. 채권단이 내놓은 카드를 받을 지 말지 열심히 주판알을 튕기고 있지만 재실사 요구 원칙을 고수하려는 움직임이 강하다. 산업은행에도 이 같은 방침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이 먼저 카드를 꺼낸 탓이었을까. 결과적으로 HDC현대산업개발의 시간끌기 전략은 성공하는 분위기다. 이미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통보한 거래 종결시한(8월 12일)을 20일 가량 넘겼다. 협상의 주도권도 다시 HDC현대산업개발이 가져왔다. 모두 정몽규 회장의 입만 바라보는 상황이다. 매도자 측의 종결 의사에도 거래를 이어가려 했다는 명분을 얻었고 향후 계약파기시 발생할 이행보증금 반환소송에서 자신들에게 유리한 논리를 펼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다. 혹여나 항공업 상황이 나아지면 다시 딜을 추진할 수도 있다.


물론 산업은행이 회장까지 나서 HDC현대산업개발을 압박한 속내는 따로 있을 수 있다. 일각에서는 임기 만료를 앞둔 이동걸 회장이 연임에 성공하기 위해 서둘러 성과를 내고 싶었던 것 아니겠냐고 수근대고 있지만 그게 다는 아닐 것이다. 어느 때 보다 항공사들이 처한 경영현실이 엄중하기 때문이다.   


딜은 클라이막스로 치닫고 있다. 누가 유리한 카드를 거머쥘 지 아직은 알 수 없지만 아쉬움 많은 이번 딜의 진행과정은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새로운 주인을 찾아주고 경영정상화를 지원하기보다 다른 무언가에 쫓기는 조바심으로 되레 좌충수를 두는 우를 범한 것은 아닌지 말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벌써부터 아름다운(?) 이별을 준비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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