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홍기 기자] #지인과의 약속차 커피전문점을 방문했을때 일이다. 한 중년의 소비자가 직원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테이크아웃(포장)을 하러 왔는데 왜 매장내 이용가격을 그대로 받느냐는 내용이었다. 해당 직원은 방침상 할인을 할수 없다고 여러차례 설명했지만 소비자는 요지부동이었다. 결국 환불조치 후 다른 테이크아웃 커피전문점으로 가는 것으로 일단락 됐지만 매장내 어수선함은 한동안 지속됐다.

국내에 내놓으라 하는 주요 커피전문점의 아메리카노 가격은 5000~6000원 수준이다. 다른 웬만한 커피음료들을 주문한다고 하면 이보다 더 비싼 가격을 지출해야한다. 원재료 값은 물론 브랜드비, 건물임대료, 인권비 등 여러 부대비용이 포함돼 있을 터다. 여기에는 흥미로운 비용이 하나 더 포함된다. 자릿세다. 매장 내 음료를 즐기는 고객들이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대신 받는 비용이다.

한 커피전문점 관계자는 "전문점별로 공식적인 부분은 아니지만 임대료에 일명 자릿세도 포함된다고 보면 된다"면서 "고객들이 매장 내에서 음료를 즐기거나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한데 대한 비용차원"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불현듯 이기적인 생각하나가 떠오른다. 매장내 이용고객이나 테이크아웃 고객이나 지출되는 커피값은 동일하다. 단순계산으로 매장내 이용고객은 물론 테이크아웃 고객이 자릿세를 같이 부담하는 셈이다. 배달까지는 아니더라도 테이크아웃 고객에게도 자릿세를 꼭 물어야 했을까. 누구에게는 아무렇지 않을 단 몇 푼이라도 말이다.

사실 이처럼 어린아이같은 불만을 제기하기는 시기적으로 굉장히 조심스럽다. 코로나19 사태 이후라 더욱 그렇다. 코로나19는 사회 전반의 행태를 비대면, 온택트 등으로 변화시켰다. 최근 사회적거리두기 2.5단계 정책이 시행된 가운데 커피전문점들 역시 변화의 바람에 동참하는 모양새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에서 개인카페를 제외한 커피전문점들은 매장내 영업을 하지 못한다. 배달이나 테이크아웃만 할 수 있다. 소비자들이 대형 커피전문점 매장내 앉아서 커피를 마실 수 없는 상황이 된 탓이다.  테이크아웃을 한다하더라도 매장 방문기록을 남기기 위해 각자의 출입명부까지 작성해야 한다. 매장 입장에서 보면 영업환경이 최악인 셈이다. 

설상가상으로 커피전문점들의 자릿세는 코로나19 이후 더 큰 논란이 될듯하다. '고가' 커피 가격 원인중 하나로 '자릿세'가 있다고 강조해 왔다. 하지만 사회적거리두기 일환으로 매장내 이용이 불가능졌다. 그렇다면 커피 가격도 유연성을 발휘할 때가 됐다.

물론 커피전문점들은 테이크아웃 가격할인에 대해 난색을 표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테이크아웃을 주문하고 매장 좌석을 이용하는 경우도 많은 탓이다. 무엇보다 갈수록 커지는 임대료 부담은 골칫거리다. 

테이크아웃에 대한 경제적 차원의 논리는 이미 통념화됐다. 가까운 일본만 하더라도 소비세 인상과 관련해 테이크아웃과 매장내 이용고객별 세금차등을 뒀다. 테이크아웃시 부과되는 소비세가 8%, 일반 매장이용시 10%를 부과하는 식이다. 변수도 많고 소비 트렌드와 현지화 등 비약이 다소 심한 부분일테지만, 테이크아웃 비중이 높은 해외국가에서의 커피값이 국내 커피값과 비교해 저렴하다는 점 역시 눈여겨봐야할 대목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국내 뿐 아니라 전세계 경제가 위축되고 있고, 사회적 분위기까지 냉냉해지고 있다. 소비자들은 커피맛보다는 커피값에 더 민감한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