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 재확산이 시작됐지만 우량채 금리 스프레드는 여전히 축소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8일 3년물 AA- 등급 회사채 금리는 61bp 수준을 기록했지만 24일 60bp로 1bp 가량 줄어들었다. 동일 등급 여신전문회사채(이하 여전채)도 18일 78bp에서 24일 77.9bp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 2차 확산이 진행되고 있지만 현재 실물경기나 금융시장의 환경 모두를 고려했을 때 매도에 나설 상황까지는 아니"라면서 "오히려 AA등급의 크레딧채권은 스프레드 축소세를 보이는 등 당분간 확진자 증가 추세는 모니터링을 해야 하겠지만 스프레드 감소 기조는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채권 전문가들 코로나 2차 확산이 채권시장에는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가장 큰 이유는 저신용 회차매입 기구(SPV) 때문이다. 지난 7월 출범한 SPV는 우량채뿐 아니라 저신용등급에 속하는 A~BBB 회사채도 매입하며 시장 유동성을 불어 넣고 있다. 최근 SPV는 ▲세아제강(A+) ▲LG이노텍(AA-) ▲S-OIL(AA+) 수요예측에 참여했다.

당초 시장가격보다 높은 수준의 금리를 제시해 가격 메리트를 제공하지 않을 거란 예상과 달리 SPV는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수요예측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 19일 진행된 세아제강과 LG이노텍 수요예측에선 민평금리 수준에 근접한 금리를 제시했다. 매입 물량도 채권안정펀드를 100억원 가량 웃돌았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제 막 작동을 시작한 SPV가 예상보다 더 시장친화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스프레드 축소에 적지 않은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며 "SPV와 채안펀드 모두 당초 20조원 규모로 출범했으므로 코로나가 재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시장 유동성을 지원할 여력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상반기와 달리 시장 참여자들의 단단해진 기초체력도 패닉셀을 막는 데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분기 전례 없는 전염병 확산으로 투자자들은 공포에 사로잡혀 막대한 손실을 감수하며 자산을 매매했다. 하지만 2분기에 접어들며 업종에 따라 경기는 빠르게 회복세를 보여 투자자들은 아쉬운 마음을 달래야 했다. 이와 같은 경험을 토대로 코로나가 다시 확산된다 하더라도 손실을 확정짓는 투매는 반복하진 않을 거란 설명이다.

김기명 연구원은 "현재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도 3월 발생했던 패닉현상이 나타나지 않는 이유에는 시장참가자의 경험이 중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채권시장은 코로나19 2차 유행 우려에도 전반적으로 안정 국면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