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벤처투자 업계에 따르면 화이브라더스코리아의 100% 자회사인 화이인베스트먼트의 불안정한 지배구조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화이브라더스코리아는 지난 21일 최대주주가 'Huayi&Joy Entertainment Limited' 외 2인에서 코스닥 상장사 엔에스엔 외 2인으로 변경됐다. 이후 엔에스엔은 또 다른 코스닥 상장사 세미콘라이트에 보유 지분의 절반 이상을 넘기는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세미콘라이트는 계약금을 포함한 1차 중도금 150억원을 납입한 상태며 오는 11월 잔금을 치르면 최대주주가 된다. 

세미콘라이트와 엔에스엔은 주식시장에서 신용도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지 못한 곳들로 알려져 있다. 세미콘라이트의 경우 몇 년 전 일부 주주 등 관련자들이 특정 회사에 대해 무자본 인수·합병(M&A)을 시도했다는 의혹을 받았던 곳이다. 또한 엔에스엔도 최근 화이브라더스코리아 인수 과정에서 이면약정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창업투자회사(이하 창투사)의 경우 최대주주의 사회적 신용도가 중요한 등록 요건이다. 관할 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는 창투사가 일정 요건에 부합하지 않으면 시정명령을 통해 대주주의 지위를 다시 복원시키기도 한다. 또 기존 창투사의 등록을 취소할 수도 있다. 사회적 신용도가 좋지 않은 대주주가 창투사를 실질적으로 운영할 경우 운용 조합을 통해 사익을 취하거나 불법에 연루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4년 최대주주가 바뀐 대덕인베스트먼트의 경우 대주주 변경이 이뤄진 이후 당시 중소기업청은 대주주의 적격성 부분과 관련해 감사를 진행했었다. 감사 이후 대주주 변경 등록을 통과시키긴 했지만 몇몇 항목에 대해선 시정을 완료한 이후였다. 

화이인베스트먼트의 운용 조합 자금에는 정부 예산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결성을 앞둔 펀드를 포함해 현재 화이인베스트먼트는 490억원(단독 운용 펀드 기준) 규모 벤처조합을 운용 중인데 이중 270억원가량이 정부 예산에서 나온 모태펀드 자금이다.  

게다가 화이인베스트먼트는 그동안 화이브라더스코리아의 모회사인 중국 최대 미디어그룹 화이브라더스를 등에 업고 여러 콘텐츠 투자 펀드를 운용해왔다. 조합 운용에 있어서 중국 화이브라더스와의 직·간접적인 지원을 예상하고 여러 출자자가 해당 펀드에 자금을 출자했던 것. 대주주가 엔에스엔 혹은 세미콘라이트로 바뀐다면 앞으로의 화이인베스트먼트의 콘텐츠 펀드 운용에 있어서 기존 강점이 사라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중소벤처기업부는 창투사의 직접적인 대주주가 아닌 모회사 최대주주가 바뀌는 것까지는 신경 쓰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화이브라더스코리아가 화이인베스트먼트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기부는 지배구조에 변화가 없다고 본 것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화이인베스트먼트의 경우 대주주가 바뀌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대주주 변경 등록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며 "등록 요건 중 대주주의 신용도를 평가하는 항목이 있긴 하지만 화이인베스트먼트는 대주주가 법인이기 때문에 해당 법인의 최대주주의 신용도를 평가하는 것까지는 법적으로 어렵다"고 설명했다.

화이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벤처조합 운용은 심사역들이 독립적으로 운용하고 있어 대주주 변경에 따른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